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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美中협상 타결돼도 한국 큰 피해… "對中수출 54조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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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에 이른 미·중 무역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한국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일 중국이 향후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늘리는 대신 제3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면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460억달러(약 54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한 금액(1621억달러)의 28%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협상 타결되면 한국의 중국 수출 460억달러 감소"

IMF는 '관리 무역: 잠재적 미·중 무역 협정의 부작용은 무엇일까'라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막대한 대미 흑자를 의도적으로 줄이기 위해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은 중국의 항공기 수입 시장에서 5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밖에 전자제품·기계·운송장비·플라스틱·목재·펄프 등을 중국에 수출한다. 중국이 수입 총량은 유지한 채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크게 늘리면 한국 등 제3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선비즈

/그래픽=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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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를 쓴 연구진은 중국이 대미 무역 흑자를 제로(0)로 만들기 위해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늘린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유럽연합과 일본,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특히 줄어들 것으로 봤다. 유럽연합은 기계류·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대중국 수출이 610억달러 감소하고, 일본은 기계류·전자제품 등 수출이 54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전자제품·광학장비·플라스틱을 중심으로 460억달러 수출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유럽연합과 일본은 GDP의 1%가량 수출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반면, 한국은 GDP의 3%에 해당하는 수출이 줄어 충격이 유독 클 것으로 봤다. 오만·앙골라 등 소규모 자원 수출국을 제외하면 미·중 무역 협상 타결로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또 수입 품목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최대 600억달러, GDP의 4%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IMF 연구진은 "미·중 무역 협상이 타결되면 관세 인하, 불확실성 감소, 금융시장 안정 등 글로벌 경제에 이익이 되겠지만 미국과 경쟁하는 제3국에는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포괄적인 협정을 통해 국제무역 시스템에 부합하고 관리무역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협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 협상 결렬돼도 한국에 큰 타격

반대로 미·중 무역 협상이 결렬돼도 걱정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 과정에서 공표한 관세 부과를 모두 실행에 옮길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34%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중 무역 협상이 난항을 빚으면 미국은 연말까지 5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중국은 18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 KDI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대부분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 수출이 줄고, 이는 중국 소득 및 내수 감소로 이어져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한국의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8%나 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미·중 무역 분쟁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이미 0.4%포인트 정도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은은 미·중 관세 부과로 한국 수출이 감소한 데 따른 하락 효과가 0.2%포인트,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투자·소비 등이 둔화한 영향이 0.2%포인트라고 추산했다.




최규민 기자(qmin@chosun.com);신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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