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을 폴리에스터 섬유로 탈바꿈할 수 있는 것은 둘 다 원료가 같기 때문이다. 바로 '폴리에스터(PET)'다. 방식은 간단하다. 우선 버려진 페트병 중 깨끗하고 투명한 제품을 골라내 씻는다. 이후 이를 잘게 잘라 '플레이크(flake)'를 만든다. 화학적 정제 작업으로 플레이크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쌀알처럼 생긴 원자재 '폴리머(polymer)'로 만든다. 이 폴리머의 순도에 따라 원사(原絲)의 품질이 달라진다. 폴리머를 열과 압력을 가해 녹인 뒤, 가는 구멍으로 통과시키는 방사(紡絲) 공정을 거치면 rPET 원사가 만들어진다. 보통 이 실 자체를 사용하거나 원단을 만들어 의류·신발 등으로 활용한다.
사용한 페트병은 세척 과정을 거친 뒤 플레이크→폴리머→재생 폴리에스터 원사의 과정을 거쳐 의류 등으로 재탄생한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미국 스타트업 로티스가 재생 폴리에스터 원사로 만든 구두. /팔리포디오션스·로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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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용품 기업 아디다스는 지난 2015년부터 해양환경보호 단체 '팔리 포 디 오션스(Parley for the Oceans)'와 함께 전 세계의 해안가에서 수거된 플라스틱 폐기물을 신발과 의류에 재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신발이 2018년에만 500만 켤레에 달한다. 올해 목표는 전년 대비 두 배가 넘는 1100만 켤레다. 올해 4월에는 100% 재활용 가능한 운동화를 출시하기도 했다. 다 신은 운동화 10켤레로 새 운동화 한 켤레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원사 업체들이 '재생 섬유'를 선보이고 있다. 휴비스의 에코에버, 티케이케미칼의 에코론, 태광산업의 에이스포라 에코엔와이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이 재생 섬유들은 원료인 폴리머를 일본이나 대만에서 수입해서 사용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는 '플리츠마마'가 효성의 rPET 원사 '리젠'을 활용한 가방을 선보이고 있다. 가방 하나를 만드는 데 500㎖ 페트병 16개가 소요된다고 한다. 또 다른 스타트업 '아임파인땡스'가 rPET 등을 충전재로 사용한 친환경 이불에 도전 중이다.
rPET 제품의 가장 큰 한계는 가격이다. rPET 제품은 일반적인 PET 원료로 만드는 것보다 30% 정도 비싸다. 페트병 선별 및 세척 등에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양모듬 기자(modyss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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