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성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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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바이트댄스를 두고 '수따자오펑(수대초풍·樹大招風·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틱톡의 질주에 대해 미국 내에서 거센 견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권에선 "틱톡 같은 중국 기업은 중국 정부에 정보를 넘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안보 관련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급기야 바이트댄스 관계자는 1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중국과 거리를 두기 위해 동남아시아 사업을 확대하는 방법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전방위 제재를 두들겨 맞은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메이드 인 차이나' 꼬리표를 자르겠다는 것이다. 틱톡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중국인들이 만든 콘텐츠의 노출 빈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美인터넷패권 흠집 낸 첫 中기업
바이트댄스의 성공은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로 불리는 중국 IT 공룡들도 지금까지 해내지 못한 것이다. BAT의 내수 시장에 대한 의존도는 80~90%에 달한다. 하지만 바이트댄스의 '틱톡'은 전 세계에서 누적 15억회 다운될 만큼 인기를 얻고, '짧은 동영상'이라는 새로운 시장까지 만들어냈다.
동영상 앱 틱톡에 올라온 영상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와 슈가(위), 가수 홍진영이 공연을 앞두고 자신의 공식 틱톡 계정에 올린 영상(가운데), 유튜버 ‘순이 엄마’가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린 먹방 영상(아래). /틱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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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15초짜리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는 이 앱의 인기 비결은 '쉽고 빠른 동영상 제작'이다. 다양한 영상 편집 도구와 다양한 배경 음악을 제공해 누구나 자신만의 영상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게 했다. 틱톡은 미국을 포함한 지구촌 청소년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미국에서만 월간 활성 이용자가 2650만명이 넘어섰다. 이제는 미국 무명 래퍼의 노래가 틱톡에서 인기를 얻으면 빌보드 차트 1위를 거머쥐는 일까지 벌어진다. 한 IT 기업 관계자는 "틱톡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장점을 합친 괴물 앱"이라며 "소셜미디어, 온라인쇼핑, 정보 검색 등 과거 여러 인터넷 업체가 나눠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미국의 강력 규제에 자금난 우려도
틱톡의 가파른 사업 확장에 미국 언론에선 '미국 침공'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미국 IT 업계의 견제도 시작됐다. 지난 17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학교에서 '발언의 자유'를 주제로 연설을 하며 노골적으로 틱톡을 비판했다. "페이스북 서비스는 강력한 암호화 및 개인 정보 보호가 보장돼 곳곳에서 시위자와 활동가들이 사용하는 반면, 틱톡은 시위에 대한 언급이 차단될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검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극도로 민감해하는 홍콩 시위를 건드리면서까지 틱톡을 걸고넘어진 것이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친중국' 입장으로 일관했던 저커버그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정계의 압박도 전방위적이다. 미국 상원은 지난달 중국 공산당이 틱톡을 통해 미국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가짜 동영상을 유포할 수 있다며 보안 위협을 제기했다.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바이트댄스가 2017년 뮤지컬리를 인수할 당시 CFIUS의 승인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안보 문제가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틱톡은 미국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분기에만 로비에 12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사용했고, 로비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IT 기업 관계자는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내년 중으로 계획된 상장도 미뤄질 수밖에 없고, 투자자들도 등을 돌릴 수 있다"며 "위워크처럼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로라 기자(auro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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