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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필동정담] 도전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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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로더가 인수한 닥터자르트는 한 청년의 꿈에서 시작됐다. 건축과를 졸업하고 건축감리회사에서 일하던 28세 젊은이는 치료를 받기 위해 피부과에 들렀다가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얼굴을 예쁘게 치장하면서 치료까지 할 수 있는 화장품은 국내에는 왜 없을까? 내가 직접 만들면 어떨까?" 화학이나 의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화장품회사에 근무하지도 않는 사람이 도전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꼭 해보고 싶은 열망에 방법을 찾아냈고 치료용 화장품인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활짝 열었다. 닥터자르트는 뛰어난 기능성 제품으로 매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는 창업 15년 만에 연매출 6000억원대 기업을 일궜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한 회사를 에스티로더에 매각하며 2조원을 손에 쥐게 됐다. 닥터자르트 모기업 해브앤비 이진욱 창업자 이야기다.

라인과 야후재팬 통합회사를 이끌 신중호 공동대표도 남다른 도전으로 큰 선물을 받게 됐다. 그는 30대 중반인 2008년 라인의 전신인 네이버 일본법인 임원을 맡았다. 당시 네이버는 일본에서 고전하고 있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까지 일어나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철수까지 고려했다. 바로 이때 신 대표는 일본에 남아 끝까지 도전해 보겠다고 했고, 이는 메신저 라인을 개발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위기를 기회로 살린 과감한 도전이었다. 라인은 일본 시장을 평정했고, 지금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메신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신 대표는 이 도전으로 '라인의 아버지'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는 2016년 라인이 상장됐을 때 많은 지분을 받았다. 네이버와 야후재팬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통합법인 설립을 위해 라인 지분을 전량 매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 대표는 수천억 원의 지분 판매 수익을 올리게 됐다. 물론 도전의 선물을 돈으로만 따질 수는 없다. 도전 과정에서 얻은 경험 자체가 선물이 될 수 있다. 쉽게 포기해선 안 되는 이유다. 도전의 선물은 언제 올지 모르지만 반드시 온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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