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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오늘의 책]성교육 부끄럽다면…'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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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얼마 전 오래도록 알고 지낸 친구와의 티타임을 가졌다. 사는 동네도 다르고 업무적인 면에서도 겹치는 부분이 없다. 그저 죽이 잘 맞아서, 몇 달에 한 번 보더라도 반갑고 편하게 근황, 사사로운 고민을 나누는 사이다. 그런 그가 다소 심각한(?), 또는 어렵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딸내미가 어제 저녁 먹다가 갑자기 아기가 어떻게 생기냐고 묻는데 할 말이 없더라."

친구의 딸은 초등학교 1학년이다. 딸이 텔레비전 육아 프로그램에 나오는, 자기보다 어린 아기들을 보고 동생이 갖고 싶었던 것 같다고 했다.

친구가 말한 '할 말이 없더라'는 건 아이에게 성(姓)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할 지 모르겠더라는 의미였다. 친구가 상상한 아빠의 모습 중에는 훗날 성에 관한 설명을 해줄 때가 오면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모습도 있었다고 했다. '아직은 아니니까'라고 생각하며 미뤄왔는데 갑자기 마주한 그 상황이 적잖이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프리랜서 성교육 강사 심에스더씨는 프리랜서 성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며 성을 주제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는 '어려서부터 성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고 일곱 살 유치원 때 음담패설을 주고받은 것이 자기 인생 최초의 성생활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는 "솔직하고 적극적인 표현의 경험들은 나를 억압적인 성규범 혹은 지나친 성격 개방(?) 사이에서 나름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누구의 말에 휩쓸리기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갖게 됐고, 그 힘 덕분에 성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성을 주제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을 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사람들은 세상의 통념과 내면화된 편견 때문에 성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길 꺼려하면서도 한편으론 자유롭게 존중받으면서 성에 대해 소통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심에스더씨가 최근 오마이뉴스 최은경 기자와 펴낸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에는 심씨의 솔직, 당당하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답변들이 담겼다. 두 딸의 엄마 최은경 기자가 육아 중 생긴 아이들의 성교육 관련 질문을 던지면 심씨가 답한다.

이들이 꼽은 '이런 질문'은 총 20가지.'섹스라는 말, 해도 될까요?', '야동 봤다는 아이에게 자꾸 캐물어도 될까요?', '여자는 먼저 고백하면 안 되나요?', '19금 동영상 막을 수 있나요?', '청소년 데이트 폭력, 어떻게 예방하죠?' 등이다.

단순히 신체적인 부분과 임신, 피임, 성병 등에만 제한된 게 아니라 고정관념 깨기, 다양성 수용, 성 인권 등 전체적인 인성 교육 중 하나로써의 성 교육 내용을 다룬다.

부모가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면 그것에 대한 개념과 가치관을 부모 스스로부터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게 보다 쉽게 올바른 성 인식을 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뿐더러 이때까지 단면만 알고 있었던 성 교육의 개념을 다시 정립해볼 수 있다. 264쪽, 1만5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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