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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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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성 치매’ 조기발견…진행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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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질환 의한 뇌손상이 원인…알츠하이머 환자 5년새 17만명 증가, 가족력 있으면 30대도 안심 못해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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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원로 영화배우 윤정희(75)씨가 10여년 전부터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윤씨와 같은 유명인은 물론이고 우리 주변에서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람 얘기를 듣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치매는 TV 드라마나 영화의 단골소재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다만 치매는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인 치료만 하면 그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깜빡깜빡하는 건망증을 자주 겪는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만으로 여기기 보다 치매의 시작이라 생각하고 적극적인 치매 예방을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대표적인 치매인 알츠하이머 환자, 5년새 17만명 증가=치매는 기억력을 포함한 여러 인지 영역에서 기능 저하와 이로 인해 일상생활의 장애를 나타내는 상태를 말한다. 즉 치매는 그 자체가 어떤 질병을 이야기하는 진단명이 아니라 특정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하나의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치매를 ‘망령’, ‘노망’이라고 부르며 노인이면 당연히 겪게 되는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많은 연구를 통해 뇌질환의 한 분류로 인식되고 있다.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질환은 70여 가지에 이른다. 이처럼 다양한 치매 원인 질환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많은 질환들 중 가장 흔한 원인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나 타우 단백질과 같은 이상 단백질들이 뇌 속에 쌓이면서 서서히 뇌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퇴행성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환자는 지난 2014년 27만1300여명에서 2018년 44만1400명으로 5년 동안 17만명이 증가했다. 국내 치매 환자의 절반 이상이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유병률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혜은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65세 이후 매 5세가 증가할 때마다 유병률이 약 2배씩 증가한다”며 “80세 이상 인구의 약 40~50%에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30~40대에도 치매가 나타날 수 있다. 가족력이 없는 산발성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65세 이하에서도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망증은 치매의 첫 증상…6개월 이상 증상 악화되면 진단 필요=알츠하이머병의 첫 번째 증상은 아주 가벼운 건망증이다. 자주 언급하던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거나 자신이 방금 했던 행동을 잊기도 한다. 자신의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이후에 병이 진행하면서 언어 구사력, 이해력, 읽고 쓰기 능력 등의 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신 교수는 “결국 알츠하이머병이 진행하면서 이상행동이나 성격의 변화가 나타나게 되고 말기가 되면 언어장애, 보행장애, 대소변을 가리기 힘들어지는 증상, 집을 나와서 길을 잃어버리고 거리를 방황하는 등의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깜빡하는 건망증과 치매를 구분할 필요는 있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우리가 건망증이라고 부르는 기억장애가 정상적인 노화에 의한 것인지 병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하는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한데 건망증이 있는 모든 사람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6개월 이상 악화되어 가는 기억장애인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 상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혈관성 치매 환자도 5만명, 조기 발견하면 늦출 수 있어=치매의 원인 중에서 두 번째로 흔한 것은 혈관성 치매다. 뇌혈관 질환에 의해 뇌손상이 누적되어 나타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진 것이 원인이 되거나 반복되는 뇌졸중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다.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 등이 있다.

혈관성 치매 환자 역시 증가세다. 2014년 4만1700여명에서 2018년 5만4800명까지 증가했다.

혈관성 치매 환자들은 인지능력이나 정신능력이 조금 나빠졌다가 그 수준을 유지하고 또 갑자기 조금 나빠졌다가 유지되고 하는 식의 단계적 악화의 양상을 보인다. 또한 팔, 다리 등에 마비가 오거나 언어장애, 시야장애 등도 흔하게 나타난다.

다만 혈관성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로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신 교수는 “치매는 발생 이후에는 완치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칙적인 운동, 금연, 사회활동, 대뇌활동, 금주 및 건강한 식단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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