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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일본인 이야기 1 - 전쟁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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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란과 호란 사이 38년·코리아 양국체제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 일본인 이야기 1 - 전쟁과 바다 = 김시덕 지음.

16세기 전국시대부터 1945년 패전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4세기를, 동아시아와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국제관계의 맥락에서 살펴보는 시리즈 저작의 첫 번째다.

저자는 전국시대에서 에도시대로 넘어가는 16~17세기 전쟁과 바다라는 두 가지 변수가 맞물리고 부딪히고 변화하는 가운데 근세 일본은 조선, 중국과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고 분석한다.

일본은 완전한 쇄국이나 식민지화의 길을 걷지 않으면서 이른 시기부터 독자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에 편입될 수 있었는데, 이는 우연과 행운, 정치 분야 이상으로 인간 세계를 진전시키는 경제와 군사 분야 요인이 겹친 결과였다.

17세기 초반 네덜란드가 일본에 접근했을 때는 도쿠가와 막부가 전국을 평정한 시기여서 네덜란드의 무력행사를 저지할 만한 실력이 있었다. 또 조선에서 도입한 기법을 이용해 은의 산출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었던 상황에서 스페인 식민지의 은광이 바닥들 드러내고 있었던 점도 일본이 식민지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에 편입될 수 있게 한 요인이 됐다.

서양 문물을 연구하는 '난학'의 발전과 가톨릭의 수용 등은 위기나 우연을 기회로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가톨릭이 일본에 미친 영향을 일본 근세의 발전과 연관시키는 해석은 저자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주목할 만하다.

메디치. 436쪽. 2만원.

연합뉴스


▲ 왜란과 호란 사이 38년 = 정명섭 지음.

임진왜란을 국가쇄신의 계기로 삼지 못하고 불과 38년 만에 또다시 병자호란을 맞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보고 그로부터 어떤 역사적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인지를 모색했다.

1583년생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10살이었던 가상의 인물 홍한수의 인생역정을 기술하는 소설과 소설에 나오는 역사적 사건과 배경을 설명하는 역사 해설을 교차해 가는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했다.

왜란의 와중에 부모를 잃고 떠돌다 소년병으로 참전한 홍한수는 전후 얼떨결에 인조반정에 참여해 이름 없는 공신이 되는가 하면 떠밀리듯 이괄의 난에 휩쓸려 반역자가 되고 북방으로 밀려갔다가 청의 포로를 거쳐 청군의 일원으로 조선 침공에 참여하는 등 두 전쟁 사이의 굵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홍한수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그가 끌려가 소년병으로 복무한 '아동대'를 비롯해 소설에 등장하는 사건과 배경, 인물들은 모두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적 기록에 근거를 둔다.

역사와 소설을 넘나드는 저작 활동을 하는 저자는 "임진왜란은 '모르고 당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병자호란은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으나 거듭된 기회를 모두 놓치고 말았다"면서 "지금의 우리는 역사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추수밭. 352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코리아 양국체제 = 김상준 지음.

남북이 통일을 앞세우기보다는 서로 국가로서 인정하고 공존하는 '1민족 2국가' 체제, 즉 '코리아 양국체제'를 제안한다.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남북이 분단된 채 적대와 대립이 고착한 지 70년이 지났지만 여전한 '정전체제' 하에서는 순수한 통일 의지와 열망조차도 갈등을 격화하고 독재를 강화하는 불쏘시개로 이용되는 '딜레마'에 봉착할 뿐이라고 진단한다.

이런 점에서 옛 서독의 '동방 정책'이 성급한 통일을 배격하고 평화로운 공존과 교류를 통해 상호 번영하는 데 목표를 둔 것을 참고할 만하다고 말한다.

1972년 동서독이 체결한 '동서독 기본조약'은 조약 쌍방을 정식국호로 분명히 칭하고 두 국가가 주권과 영토를 상호 인정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 반면에 이를 준용한 19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는 '쌍방'의 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로 규정했다. 동서독이 그 후 통일을 이룬 반면에 남북 관계는 화해의 단절을 맞은 것은 모두가 아는 바와 같다.

저자는 남북이 상대를 적으로 여기지 않고 붕괴와 소멸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확증'의 장치로 '한조(韓朝) 수교'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카넷. 352쪽. 1만5천800원.

연합뉴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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