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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맥 끊기는 뿌리산업]④'제조강국' 獨·日뒤엔 뿌리산업 진흥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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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형재 산업비전' 통해 정부·기업·금융기관 역할 제시

독일, '하이테크 전략'으로 뿌리기술에 3122억원 투입

"뿌리산업 종사자들에게 자부심 줄 수 있는 정책 필요"

이데일리

독일 뒤셀도르프 공업로 열처리 기술 전시회 THERM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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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제조업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과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뿌리산업 진흥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로 제조업 현장이 늙어가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산업 구조적 차원에서 전략을 마련해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2005년 ‘모노즈쿠리(온 힘을 다해 제품을 만든다) 국가비전 전략’을 수립하고, 이듬해 우리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소형재 산업비전’을 내놨다. 주물, 단조, 금속, 금형 등 뿌리기업에 대한 정부와 수요기업, 금융기관의 역할을 제고한 게 골자다.

산업비전에 따르면 뿌리기업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대기업이 각 협력업체의 거래 실태를 파악, 뿌리기업이 기술개발 연구 및 조달 방법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했다. 정부의 경우 이들 기업 간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근무 환경 정비를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금융기관에서는 뿌리기업의 기술성장성, 경영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전문 자문가와 애널리스트를 사업에 투입했다.

인력 정책으로는 2001년 모노즈쿠리 대학과 대학원을 설립해 정부 차원의 직업훈련을 실시했다. 정부 차원에서 재직자 및 이직자를 대상으로 기술 훈련을 실시해 부족한 교육시설을 보완하고 숙련기술을 보유한 근로자를 양성했다. 또 숙련공을 대상으로 기능인 등록 및 활용 시스템을 정비해 기업 파견이나 후계자 육성 등에 필요한 인프라도 제공했다.

독일은 2006년 뿌리기술을 포함한 17대 첨단기술 분야를 지원하는 ‘하이테크 전략(High-Tech Strategy)’을 수립했다. 전체 지원금 60억유로 중 2억5000만유로(약 3122억원)를 3년 동안 뿌리기술 분야에 투입했다. 정부 주도 대규모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해 나노기술과 뿌리기술의 융합을 시도하면서 자동차와 전자 등 신기술 개척에 앞장섰다.

인력양성 분야는 전통적인 도제 시스템의 역사적 경험을 반영해 장인의 지위를 국가가 보호하는 방향으로 추진했다. 다년간 숙련교육을 거친 장인에게만 해당 분야 기업 설립 권한을 부여하고, 반드시 장인을 고용해야만 기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직업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주 3~4일은 산업체에서 교육받도록 하고,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은 취업 후 3년 이상 근무하며 자격증 시험에 합격해야 숙련공 자격을 부여했다.

이세헌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독일이나 일본 같은 제조업 강국에서는 뿌리산업에 종사하는 인력들의 자부심이 굉장히 높다”라며 “국가 차원에서 뿌리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종사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인력을 붙잡아 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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