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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맥 끊기는 뿌리산업]③"뿌리기업, 근무환경 개선 절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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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인터뷰

"뿌리기업 근무 환경·복지 여건 개선에 재정 투입해야"

"외국인 근로자 정착할 수 있는 환경 시급" 지적도

이데일리

박영범 한성대학교 교수가 지난 9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쳐스 포럼’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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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뿌리산업은 한국 제조업 위기와 함께 맞닿아 있는 문제입니다. 인력 고령화 문제를 포함해 정부의 장기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합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뿌리산업 고령화에 대해 “산업 변화 현실에 맞춰 고령화 문제를 포함한 종합적인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정부에 그런 전략이 없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무조건적인 인력 양성책보다 뿌리기업 현장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근무 환경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젊은 인력들이 유입되고, 또 오래 근무할 수 있다”라며 “정부가 뿌리산업 인력 양성에 투입하고 있는 예산과 각종 정책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실제로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부분에 투입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뿌리산업 현장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그는 “이미 외국인 근로자 상당수가 숙련공으로 성장했고, 현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며 “단순히 외국인 근로자 수를 늘리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오래 체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근로자들의 장기체류 비자(E-7) 획득 기준을 완화하고, 국내에서 가족들과 정착할 수 있게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뿌리산업에 종사하는 대다수 외국인 근로자들은 비전문취업 비자(E-9)를 통해 고용된 상황이다. 이들은 체류기간이 4년 10개월(연장 시 9년 8개월)에 불과해 뿌리기술을 전수받고 국내 기업에서 오래 근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9월 외국인 근로자가 비전문취업·방문취업 비자로 입국했더라도 국내에서 5년 이상 일하고 한국어 능력 등 요건을 충족하면 장기체류 비자로 전환하는 ‘숙련기능 점수제’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더 나아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영주권 허용을 대폭 늘리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따라 뿌리산업이 제조업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뿌리산업도 글로벌 분업체계를 확보해서 해외 진출을 더 늘릴 수 있게 지원하거나, 기술 단절에 대비한 스마트공정 도입도 범부처적인 대책과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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