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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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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거래' 논란 미쉐린 가이드···새로 별 단 식당 9곳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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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공개

올해로 4년째 '가온' '라연' 3스타 받아

오픈 1년만에 별2 바로 받은 '임프레션'

"한식 재료+독특한 스타일 결합한 식당이 강세"

중앙일보

지난 11월 14일 발간된 레스토랑 가이드북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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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스타(별) 식당은 어디일까. 14일 오전 미쉐린 코리아가 서울 광진구 광장동 비스타 워커힐 호텔에서 행사를 열고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서울 2020’에 이름을 올린 레스토랑을 발표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미식의 성서’라 불리며 올해로 발간 119년을 맞은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다. 서울판이 출간된 것은 2017년이 처음으로 이번이 4번째다.

올해 미쉐린 가이드의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총 31개로, 지난해보다 5곳이 늘어났다. 이중 새롭게 별을 받은 레스토랑은 총 9곳으로, 2스타를 받은 ‘모수’ ‘임프레션’의 2곳과 1스타를 받은 ‘묘미’ ‘온지음’ ‘에빗’ ‘떼레노’ ‘보트르메종’ ‘오프레’ ‘피에르 가니에르’의 7곳이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1스타는 ‘요리가 훌륭한 레스토랑’, 2스타는 ‘요리가 훌륭해서 멀리서도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히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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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4일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발간회에서 별을 받은 셰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그웬델 뿔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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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을 연 임프레션은 올해 처음으로 2스타를 받으며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대열에 바로 진입했다. 단번에 2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2017년 첫 서울판에서 권숙수(권우중 셰프)·곳간(당시 이종국 셰프)이 있었고, 임프레션이 세 번째다. 보통은 먼저 1스타를 받고 나서 별을 추가한다. 안성재 셰프가 이끄는 레스토랑 모수 역시 지난해 1스타를 받았다가 올해 2스타로 별 하나를 더 추가했다.

3스타 레스토랑으로는 한식당 ‘가온’과 신라호텔 한식당 ‘라연’의 2곳이 서울판이 생긴 이래 4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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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쉐린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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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로 별을 단 레스토랑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한국의 전통 식재료에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요리법을 접목한 레스토랑들이 좋은 점수를 얻었다.

조선시대 반가음식을 계승해온 온지음이 우리 제철 식재료를 연구해온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미국 뉴욕·LA에서 여러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경력을 가진 서현민 셰프가 이끄는 임프레션은 한국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독특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요리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업계에선 “올해 별을 다는 건 확실하고, 하나냐 두 개냐의 문제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호주인 셰프 조셉 리저우드가 운영하는 에빗과 장진모 셰프의 묘미 역시 우리의 고급 식재료인 한우·전복과 미역·다시마·톳 등 해조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을 선보인다.

이정윤 다이닝미디어 대표는 “올해 1·2스타를 보면 완전한 한식이 아니더라도 한식을 기반으로 한 식당들이 많다. 캐비어·트러플 같은 해외산 고급 식재료를 쓰는 것보다 한국 식재료에 집중한 곳, 이를 발굴해 혁신적으로 풀어낸 곳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우리 전통술을 선보인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업계에서 도는 ‘미쉐린 가이드에 오르려면 와인을 취급해야 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전국의 수백 개 양조장을 뒤져 레스토랑의 개성에 맞춘 전통술 리스트를 만들고, 술의 향·맛을 고려해 탁주·약주·소주 등을 음식에 맞춰 코스별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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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웬달 뿔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가 어두운 표정으로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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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미쉐린 가이드는 컨설팅 명목으로 별을 거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5년 서울판 발간을 앞두고 미쉐린 가이드의 현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미국인 어니스트 싱어가 일부 식당에 컨설팅 계약을 빌미로 사전에 내부 정보를 알려줬다는 내용이다. 싱어는 연간 5천만 원 상당의 컨설팅 비용과 항공료·숙박비 등을 부담하는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쉐린 가이드의 그웬달 뿔레넥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시상식 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거론되고 있는 어니스트 싱어와 데니 입에 대해 “미쉐린 가이드 소속이 아니고 우리와 계약을 맺은 적도 없다. 사전 정보 유출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내사를 진행했지만 어디에서도 그와 관련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15개 국적을 가진 평가원들이 각 나라를 돌며 심사를 하는데, 여러 명이 함께 평가를 하기 때문에 한 명의 영향력만으로 별을 받을 수 없다. 만약 누군가 금품을 요구하며 컨설팅을 하겠다고 주장한다면 이것이 바로 미쉐린의 직원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입은 피해에 대해 “어떤 법적 조치도 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논란은 커지는 양상이다.

어니스트 싱어에게 컨설팅을 받았다고 인정한 신라호텔의 서일호 커뮤니케이션 그룹장은 “그와는 2010년부터 와인·레스토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컨설팅을 받아왔다. 하지만 라연이 생긴 건 2013년이고, 상은 2016년에 받았다”며 “(컨설팅이)미쉐린 가이드 선정과는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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