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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폴란드 국립극장 감독이 광주 찾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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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 감독, 5·18 연극 유럽서 처음 올려

내년 5월 광주·서울서도 공연, 사적지 찾아 역사 간접 경험

"연극 통해 공동체·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역사 기억하길"

뉴시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폴란드 쿠라쿠프 스타리 국립극장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 감독(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11일 광주 서구 505 보안부대 옛터(5·18 때 민주 인사와 시민들을 고문하고 역사를 왜곡한 핵심 기관)를 찾아 둘러보고 있다. 마르친 감독은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가 원작인 연극(더 보이 이스 커밍)을 연출했다. (사진 = 5·18 기념재단 제공) 2019.11.13.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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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광주와 폴란드는 국가 폭력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닮았어요. 연극을 통해 공동체·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성찰했으면 합니다."

13일 5·18 기념재단과 광주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폴란드 쿠라쿠프 스타리 국립극장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Marcin Wierzchowski)' 감독이 광주를 찾았다.

마르친 감독은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가 원작인 연극(더 보이 이스 커밍)을 연출했다.

폴란드 국립국장에서 4차례 시험 공연을 마치고, 지난달 공식 초연을 했다. 유럽에서 현지 연극인에 의해 5·18을 소재로 한 공연이 무대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마르친 감독은 5·18 40주기를 맞는 2020년 5월 광주·서울에서 이 연극을 선보인다.

그는 국가 폭력의 역사와 상처를 마주보고 연극 완성도를 높이려 최근 광주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5·18 최후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희생자들이 안장돼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 인사와 시민들을 고문하고 역사를 왜곡한 핵심 기관인 505 보안부대 옛터, 들불야학 근거지인 광천동 시민아파트, 5·18 재단 등을 찾았다.

5·18 재단으로부터 광주항쟁 관련 문헌·사진 자료를 받아 '정의를 위한 투쟁의 역사'도 되새겼다.

마르친 감독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소설 영문판을 읽고, 광주라는 도시와 5·18 때 신군부의 무자비한 만행을 처음 알았다.

학살 경험이 있는 폴란드의 비극(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설치한 강제수용소에서 폴란드인 수백만 명 학살, 1981년 계엄령 선포 등)과 광주의 오월이 역사적으로 맞닿아 있다고 판단, 한강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내 연극화를 승인받았다.

그는 5·18 항쟁지를 둘러보며 연극으로 역사의 상처를 보듬고, 역사 인식 개선에 울림을 주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각자 삶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공유하고 세대 간 경험이 축적돼야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마르친 감독은 사적지를 둘러보며 노동 인권 침해와 심화되는 양극화를 해결하지 않는 정치 권력을 비판하기도 했다. 불의와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시민 각자의 주체성·연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작품이 5·18의 역사적 가치와 대동정신을 널리 알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마르친 감독의 5·18 40주년 기념 연극(더 보이 이스 커밍)은 내년 광주 빛고을 시민문화관(5월 22일·24일, 잠정)과 서울 남산예술센터(5월 29일·31일, 잠정)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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