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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일제 잔재 용어·교육문화 개선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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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 건국 100주년 맞아 / 일선 학교에 관련 안내 자료 발송 / 인사표현 차렷·경례→안녕하세요 / 가오→얼굴·만땅→가득 채움으로

‘가오(얼굴), 구라(거짓말), 기스(흠집), 나시(민소매), 오뎅(어묵)….’

일제강점기 이후부터 사용했거나 일본어에서 온 이런 어휘들이 요즘 학교 현장에서도 거리낌 없이 통용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이 교육 현장에서 버젓이 쓰고 있는 일제식 용어와 일본식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 현장 용어와 제도 개선을 한층 강화한다.

전북교육청은 3·1운동 및 건국 100주년을 맞아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올바른 역사의식 고취와 민주적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해 도내 모든 유·초·중·고·특수학교에 순화용어 안내 자료를 발송했다고 12일 밝혔다.

자료에는 ‘일본어에서 온 우리말 사전(이한섭)’에 수록한 3634개 단어 중 16개를 우선 선택해 우리말로 순화하도록 했다. 학생 등이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일본어 어휘로는 ‘꼬붕(부하)’, ‘다데기(다진 양념)’, ‘뗑깡(생떼)’, ‘뗑뗑이(물방울무늬)’, ‘만땅(가득 채움)’ 등이 포함됐다.

전북교육청은 또 교육 활동과 관련해 군대 점호를 본뜬 행사인 애국 조회를 지양하고, ‘훈화’를 ‘선생님 말씀’ 등으로 순화해 사용하도록 했다. 군대식 인사표현인 ‘차렷·경례’를 ‘안녕하세요’와 같은 자연스러운 인사말로 하도록 권고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학교에 많이 심은 ‘가이즈카 향나무’를 다른 나무로 교체해 심고, 일본인 학교장 사진 등을 학교 벽면이나 현관 등 공개적인 장소에 ‘역대 학교장 사진’으로 게시하지 않도록 했다. 학교 구성원과 협의해 운동장 조회대를 학생 휴게·놀이 공간 등으로 만드는 방안과 일제강점기 군의 사기 진작을 위해 만들어진 ‘3-3-7박수’를 월드컵 응원박수 등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학생회(학급) 중심의 토론회와 홍보 활동, 순화어 사용 캠페인, 학교 내 ‘일제 잔재’ 찾기 과제 수업·역사 캠프 등을 통해 일제 잔재 청산 운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전북교육청은 앞서 지난해부터 초·중·고 766개교 교가의 수집·분석을 통해 총 25개교에서 친일 행적이 확인된 작사·작곡가들이 만든 교가를 확인했다.

일본 군가풍이나 대중음악 장르의 하나인 엔카(演歌)풍 교가도 상당수였다. 가사는 ‘역도, 학도, 건아, 용맹’ 등 현재의 교육 방향이나 시대정신에 동떨어진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전북초중등음악교육연구회와 외부 위원으로 구성한 제작위원회를 통해 작곡·편곡과 음원을 제작해 지원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노력해 일제강점기 제국주의 문화 잔재를 청산해 올바른 역사의식을 함양하고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조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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