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에 기반한 의사결정
필자는 신간에 대한 정보, 시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신문 서평을 즐겨 본다. 올해 초에는 ‘사실충실성’이라는 의미의 <팩트풀니스> 서평에 이끌려 책을 샀다. 빌 게이츠가 미국 모든 대학·대학원 졸업생에게 직접 책을 구입해 선물하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천해서 화제가 된 책이기 때문이다.
사실 상황이 이 정도면 책을 사지 않을 수 없다. 읽는 건 둘째 문제가 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나도 읽어야 할 책으로 압박을 받게 된다. 나만 읽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 끼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엄습한다.
<팩트풀니스>는 의사, 공중보건 전문가, 통계학자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진 한스 로슬링이 그의 아들 부부와 함께 쓴 책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책이 출판되기 전에 병으로 죽고 말았다. 책은 재미있는 13개의 퀴즈로 시작된다. 창피스럽게도 나는 불과 4개만 맞혔다. 그러나 답을 많이 맞히지 못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14개국 약 1만2000명에게 질문한 결과, 평균 2개만 맞혔다.
이 책은 우리가 세상에 얼마나 무지한지, 무지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짚어보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길로 이끌어준다. 여기서 말한 무지는 정확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팩트풀니스>를 읽으며 많은 생각에 잠겼다. 요즘 업무 과정에서도 다른 무엇보다 정확한 팩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정책 결정을 할 때 정확한 상황 파악이 우선이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책은 팩트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고, 그런 태도와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요즘같이 가짜 뉴스, 가짜 정보가 판치는 세상에서 한 조직을 이끌거나 정책 결정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 책이다.
김복철 |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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