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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靑 집권 후반기 첫날 연쇄 소통행보…뉴노멀로 자리 잡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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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임기 전반부 2년 반 지점을 통과하자마자 적극적인 소통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집권 후반기 첫날인 10일 문 대통령은 여야 5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한다. 모친상 조문에 대한 답례 차원이라며 정치색채를 한껏 뺐지만, 나라 안팎의 산적한 현안을 고려할 때 100여일 만에 다시 차려진 만찬 식탁에는 협치와 상생, 민생과 국익이라는 정치·외교안보·경제 분야의 묵직한 초당적 화두가 메인메뉴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내친김에 오는 19일 밤에는 TV로 생중계되는 '국민과의 대화' 프로그램에 나오기로 했다. 언론인들과의 다자 혹은 일대일 문답형식이 아니고,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열린 방식의 '타운홀 미팅'을 택했다는 점은 후반기 국정운영의 방점을 '소통과 경청'에 찍겠다는 신호로 보인다. 그동안 국무회의 또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나온 대통령의 발언을 편집되거나 제한된 분량으로 접했던 많은 국민은 대통령과의 100분간 쌍방향 직접 소통을 통해 국정운영 전반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문 대통령의 패키지 소통 행보에 청와대 참모진도 거들고 나섰다.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출입기자단과 브리핑 형식의 간담회를 했다. 세 명의 실장이 기자들 앞에서 합동브리핑을 하기는 현 정부 들어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만큼 파격적이고, 그래서 고무적이다. 기자들과의 문답까지 포함해 1시간 남짓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정치, 경제, 외교안보 분야의 현안들이 두루 다뤄졌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후반기에 임하는 노 비서실장의 각오다. 임기 전반기 성과에 대한 일부 자화자찬식 평가도 있었으나, "아직 갈 길이 남아있다",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이제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은 '정신 승리'가 아닌 손에 잡히는 결과로 답하겠다는 다짐으로 들린다.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과 함께 하는 정부가 되고, 더 많은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겸양과 열린 자세가 꼭 실천으로 옮겨지길 기대한다.

문 대통령의 이런 소통 행보는 지난달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거론했던 '경청과 성찰'의 연장 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부터 소통의 가치를 중시했고, 그 덕분에 인기도 높았다. 하지만 이른바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소통은 어느덧 '먹통'으로 변했다는 따가운 비난까지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문 정부가 집권 후반기 시작점부터 대화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모처럼 활기를 띤 소통 행보가 일회성 '깜짝 이벤트'에 그쳐선 안 되고 뉴노멀로 확고히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다. 강기정 정무수석의 '국회 스탠딩 버럭 발언' 같은 일이 재발한다면 청와대 소통 노력은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길 바란다. 박근혜 전임 정부의 몰락을 재촉한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로 '불통'이 꼽혔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현 정부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기본기와 초심에 충실할 때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비록 전언 형태라고는 하지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년 안에 죽을 것'이라는 등 범여권의 평정심을 흔드는 도발적이고 비상식적인 구태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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