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반부패정책협의회 주재/ “윤석열 아니어도 되는 반부패 시스템 정착”/ 작심한 듯 검찰 개혁 거듭 촉구/ “수사·기소과정 인권·공정성 확보”/ 공수처·수사권조정 처리도 당부
‘조국 사태’ 이후 첫 대면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이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이제부터의 (검찰개혁) 과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며 “특별히 검찰개혁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며 작심한 듯 검찰개혁을 거듭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주된 내용은 검찰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의 민주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서 윤 총장을 처음 만났다. 윤 총장을 임명한 지 106일 만이다.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은 이날 악수로 인사하는 데 3초도 걸리지 않았고 별도의 대화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국민 요구가) 검찰개혁으로 집중되어 있는 것 같지만 다른 권력기관들도 같은 요구를 받고 있다고 여기면서 함께 개혁 의지를 다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선 상당 수준 이뤘다고 판단한다”며 “이제 국민들이 요구하는 그 이후의, 그다음 단계의 개혁에 대해서도 부응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검찰개혁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부패에 엄정히 대응하면서도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인권과 민주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정착시켜 주기 바란다”고 말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 과정에서의 공정성 문제를 다시 상기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은 이제 마지막 관문인 법제화 단계가 남았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등의 국회 처리를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처별로 △전관특혜 근절방안 △입시학원 등 사교육시장 불공정성 해소방안 △공공부문 공정채용 확립과 민간 확산 방안 등에 대해 보고받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법무부는 법조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 왔던 전관특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관특혜 근절 태스크포스(TF)’의 구성과 운영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현재 법원에서 시행 중인 ‘연고관계 변호사 회피·재배당절차’를 검찰수사 단계까지 확대해 담당 변호사와 연고 관계 등 친분이 있는 검사를 수사에서 배제하고 보다 공정한 수사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자기소개서 대필, 교습비 초과징수 등 중대한 위법행위를 한 학원의 명단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학원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국 258곳(2019년 8월)의 입시 컨설팅학원에 대해선 모두 현장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김달중·김건호·이동수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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