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1977년 불교신문 게재 68편 묶어…설화·시·산문 등 '다채'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무소유'의 가르침을 전한 법정(法頂)스님 10주기를 앞두고 그의 미출간 원고 60여편을 모은 추모집이 발간됐다.
불교신문사는 법정스님 원적 10주기 추모집 '낡은 옷을 벗어라'를 출간했다고 7일 밝혔다.
'낡은 옷을 벗어라'는 스님이 1963∼1977년 불교신문에 게재한 글 68편을 모은 것이다. 이들 원고는 그간 법정스님의 이름으로 낸 책에 담긴 적이 없다. 이들 글은 그의 사상적 흐름을 살필 자료로 평가된다.
추모집은 우울한 독백, 마음의 소리, 부처님 전 상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등 성격이 비슷한 글끼리 묶어 편집됐다.
스님이 역경에 매진한 1960년대 초에는 설화 형태의 글 13편을 볼 수 있다. 경전에 근거한 비유를 인용해 불교 가르침을 전하는 내용이다.
1960년대 중반부터는 법정스님이 지은 시 12편이 등장한다.
생전 산문으로 대중의 마음을 치유한 스님이 시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는 사실은 추모집을 발간하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라고 불교신문사 측은 전했다.
추모집에는 불교 발전을 염원한 스님의 칼럼과 논문 등도 함께 실렸다.
법정스님 |
스님은 '침묵은 범죄다-봉은사가 팔린다'(본문 35쪽)는 제목의 칼럼에서 불교회관 건립은 조계종단의 염원이지만 봉은사같은 도량(道場)을 팔아서까지 회관을 세우는 게 시급한 일인지 사부대중(四部大衆)에게 되묻는다.
그러면서 "한수이남(漢水以南)에 자리 잡은 그 입지적인 여건으로 보아 앞으로 우리 종단에서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는 아주 요긴한 도량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며 봉은사 매매에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했다.
스님은 당시 불교신문 주필과 논설위원을 맡아 불교포교를 위해 다양한 글을 썼다. 법정스님이라는 이름 외에도 '소소산인', '청안' 등 여러 필명을 사용했다.
불교신문사는 2010년 3월 11일 법정스님이 입적한 뒤 1년 후 스님의 가르침을 조명하고자 신문 영인본을 조사하며 이들 원고를 찾아냈다.
당초 법정스님 유지에 따라 추모집 출간을 하지 않으려 했으나 스님의 가르침을 연구하는 차원에서 책을 펴내기로 결정했다.
원고는 가능한 스님의 원문을 살리되 독자 편의를 위해 전체 맥락이 변하지 않는 최소한 범위에서 문장을 수정하거나 어법을 바로잡았다.
추모집 발간은 스님이 1993년 발족한 ㈔맑고 향기롭게의 협조로 이뤄졌다.
불교신문사 사장 정호스님은 "법정스님의 가르침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맑고 향기롭게'의 승인 하에 책을 출간하게 됐다"며 "책에 대한 수익금은 불교포교와 ㈔맑고 향기롭게의 장학기금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스님 |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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