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안간힘
스토킹에 시달리는 마흔 살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스토커'부터 아홉 살 때 에피소드를 담은 '메인스타디움'까지 희대의 악인 오미나를 축으로 소설 네 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자기 이름을 건 토크쇼를 진행하는 오미나는 외적으로 완벽한 여성이지만 남편과 아들을 잃으며 비극적인 삶을 산다.
강남 고급 아파트에 살고 비싼 외제 차를 몰며 우아하고 성공한 모습을 보이지만, 비뚤어진 트라우마와 욕망으로 악행을 저지른다.
그의 인생을 따라가는 이 연작 소설집은 악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문학과지성사. 208쪽. 1만2천원.
▲ 쉼표처럼 살고 싶다 = '섣달그믐',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시간의 그물' 등의 시집을 낸 이재무 시인의 산문집.
산문과 아포리즘으로 구성된 책에 시인의 성찰과 지혜, 반성적 자기 치유 과정을 진솔하게 담았다.
시인은 "마침표처럼 확신에 차 단정 짓지 않고 쉼표처럼 망설이고 주저하며 살고 싶다"라거나 "쉼표처럼 가쁜 숨결 쉬게 하고 가만, 가만히 세계를 음미하며 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일상의 경험적 진실을 서정의 세계로 끌어올려 왔다는 평가를 받는 시인은 시집 외에도 '생의 변방에서', '집착으로부터의 도피' 등 산문집도 펴냈다. 윤동주문학대상, 소월시문학상, 난고문학상, 편운문학상 등 여러 상을 받았다.
천년의시작. 244쪽. 1만3천원.
▲ 양방향 = 2016년 '현대시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유림 시인의 첫 시집.
끊임없는 내레이션으로 이뤄진 영화 같기도 하고, 꿈속 일과 현실 일을 이어 쓴 일기 같기도 한 독특한 세계가 펼쳐진다.
시편에는 회상과 상상, 장면과 독백이 풍성하게 담겨 있다. 그 속에서 독백처럼 들리는 시인의 이야기는 어느덧 대화가 된다. 시간과 시선, 대화는 '양방향'으로 흐른다.
'이상하진 않나요 여름이 올 무렵인데/ 한창 바람이 분다는 것이/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하다는 것이/ 타들어 간 꽁초를 버리고/ 당신이 떠난 길을 따라 그는 직장에 간다'('산업과 운명')
민음사. 196쪽. 1만원.
▲ 안간힘 = 시인 유병록의 첫 산문집. 어린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감당하기 어려운 큰 슬픔 속에서 한 글자, 한 글자 안간힘을 내 쓴 치유의 기록이다.
참척의 고통을 겪은 시인은 아들과 함께 잠들던 방, 함께 거닐던 길을 떠나지 못한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시인을 무너지지 않도록 지켜준 것은 아들과 보낸 시간이다.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끌어안고 살아가리라 결심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그의 용기가 더욱 가슴을 사무치게 한다.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시집 '목숨이 두근거릴 때마다'를 펴냈다. 김준성 문학상, 내일의 한국작가상을 받았다.
미디어창비. 212쪽. 1만3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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