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를 돌아보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에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2019.10.18.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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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남측시설의 철거를 지시하고 북한식 독자개발 방침을 밝힌 것은 향후 진행될 남북경협의 ‘새판짜기’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창의적 해법은 무엇인가' 정책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의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지시에 대해 “남북경협의 새판짜기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 연구위원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모델은 20여년 전의 개념”이라며 “고난의 행군기를 거친 북한의 절박한 현실에서 탄생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그동안 남북경협은 주도권이 남한에 있고 이윤을 남한이 가져가는 구조였다. 여기에 불만이 있는 것 같다”며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다는 것이 아니라 더욱 키운다는데 주안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원산·갈마-금강산 국제관광지대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는 호텔 16개와 28개의 콘도미니엄 단지가 조성되는 등 세계적 규모로 개발 중이다. 금강산과 시설 자체가 비교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금강산 쪽이 답답했던 것”이라며 “올해 신년사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재개 의지를 밝혔음에도 성사되지 않아 남한을 향해 고강도의 불만을 표출했을 수 있다”고 했다.
◇“北, 일방조치 어렵다…남한이 채워줘야 수지타산 맞아”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금강산에서 현대그룹을 일방적으로 철수시키는 등 강경책은 내놓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측 기업의 협조와 남측 관광객의 유입 없이는 독자적 사업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현대를 일방적으로 내쫓으면 우리 국민들의 감정이 악화돼 금강산에 가지 않을 것이고 정부도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관광사업은 우리 쪽에서 상당부분 채워줘야 수지타산이 맞는다”고 했다.
이어 “중국 쪽을 확보한다는데 현실은 평양에서 중국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없다. 중국 관광객을 유치할 인프라가 없다”며 “금강산은 현대를 통해 루트가 확보됐다. 북한 관광사업 대부분은 남측의 친화력과 관광객 없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금강산 관광 남측시설 철거와 관련해 요구하고 있는 ‘문서협의’ 방식을 좀 더 고수한 뒤 대면(對面) 협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시설 철거를 강행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남측과 ‘합의’라고 했다. 그것을 깨면 문제가 생긴다”며 “일단 화를 냈으니 당장 만나자고 하긴 어렵겠지만 경직된 시기가 지나면 (만날 가능성이 있다)”며 “김 위원장의 지시가 있었던 만큼 일방 철거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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