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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이슈 주목 받는 아세안

RCEP 타결에 초조한 미국, 아세안은 띄우고 중국은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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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차원 첫 인도ㆍ태평양 보고서 공개
한국일보

4일(현지시간) 오후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한 로버트 오브라이언(왼쪽)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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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된 가운데 미국이 인도ㆍ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여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간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중국의 남중국해 패권 추구 등에 대해선 강한 어조로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제ㆍ안보분야에서의 중국 팽창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미국 내 기류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미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공유 비전의 증진이라는 부제가 달린 보고서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그간 인도태평양 전략의 성과와 이에 대한 평가가 담겼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한 보고서를 내기는 지난 6월 국방부의 인도ㆍ태평양 전략 관련 보고서 이후 두 번째이며, 국무부 차원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본문 ‘다자 간 협력’ 분야에서 "지난해 미국의 대(對)아세안 투자액이 일본과 인도에 대한 투자 규모를 합친 것보다 많은 2,710억 달러에 이른다"며 양측 간 경제협력 수준이 낮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어 “아세안은 해당 국가들이 정치ㆍ안보 분야에서 한 목소리를 낼 때 가장 효과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라며 지난 6월 ‘인도ㆍ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outlook)’이라는 공동성명이 아세안정상회의에서 채택된 데 대해 주목했다. 또한 인도에 대해선 “인도ㆍ태평양 전략상 필수적 존재”라고 치켜세우며 미국과 인도 간 동반자적 관계는 성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처럼 국무부가 아세안 및 인도와의 협력을 강조한 것은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증대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실려 있다. 보고서는 실제 중국의 대외정책을 비판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항행의 자유를 위한 협력’ 분야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적용하고 있는 9개의 선인 이른바 ‘9단선’에 대해 “근거 없고 불법적인 것”이라 못박고, 특히 미국ㆍ인도ㆍ일본ㆍ필리핀ㆍ태국 등 역내 핵심 안보 당사국이 참가한 가운데 남중국해에서의 첫 해군연합훈련이 지난 9월 열렸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나라 안팎에서 억압정책을 실시하는 중국에 위구르족 등 신장 자치구 내 소수민족에 대한 잔인한 탄압을 멈출 것을 촉구해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콩의 자치권과 시민들의 (정치적) 자유가 유지되는지 여부에 대해 미국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남중국해 영유권은 물론 홍콩 사태까지 민감한 이슈들을 총망라하며 중국을 견제한 것이다. RCEP 타결로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할 것이란 대내외 관측을 상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보고서는 “가장 시급한 국가적 위협”으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악의적 사이버 활동을 꼽고, 이에 대한 대응 파트너로 호주, 일본, 한국, 인도를 언급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미국 및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다”며 비교적 간략하게 기술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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