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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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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동력 잃을라…말레이, 소득격차 해소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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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총리 'SPV 2030 정책' 공개

고부가가치 한업 육성, 분배정책 강화

원주민보다 중국계 24%가 경제 장악

하위 40% 평균소득 월 5800링깃 높여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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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쿠알라룸푸르 홍성아 객원기자] 꾸준한 경제성장세를 보이며 고소득국가군 진입을 목전에 둔 말레이시아가 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난 분배 정책 추진에 적극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근 'SPV2030(Shared Prosperity Vision 2030)'라는 이름의 새 정책을 선보였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말레이시아 경제발전 로드맵을 담은 이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한편 분배 정책을 통한 소득 격차 완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말레이시아는 과거 노동인구의 60%가 월 2000링깃(약 56만원) 이하의 임금을 받는 저부가가치 산업 국가였지만 이제는 이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산업구조 변화로 민족ㆍ지역ㆍ소득별 격차가 심화됐다"며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분배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4.7%의 경제성장률을 이어가며 1조36억링깃(2018년 기준)인 국내총생산(GDP)을 2030년까지 3조4000억링깃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경제 성장, 신재생에너지 도입,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 인더스트리 4.0 추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허브화 등 15가지 전략도 제시했다. 특히 대기업 위주의 발전에서 탈피해 중소ㆍ영세기업의 GDP 기여도를 지난해 기준 38.3%에서 5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민족 간 소득격차 해소를 강조한 점이다. 꾸준한 경제성장으로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만43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1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고소득국가 진입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 소득 불균형 문제를 방치할 경우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 원주민인 부미푸트라가 전체 인구의 70%에 육박하지만 경제는 인구의 24%인 중국계가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정부의 부미푸트라 우대정책으로 소득 격차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말레이시아내 상위 20%와 하위 40% 간 소득 격차는 4.47배(2016년 기준)에 이른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는 현재 10%에 머물고 있는 부미푸트라 기업의 GDP 기여도를 20%까지 늘리는 한편, 소득 하위 40%의 평균 소득을 월 5800링깃까지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정책이 기존 부미푸트라 우대정책인 '신경제정책(New Economy Policy)'과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말레시이아 정부는 1970년 신경제 정책을 도입, 대학 입학과 공무원 임용 시 일정 비율의 말레이계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 정책은 말레이계와 중국계 간 소득격차를 다소 줄이긴 했지만 특정 인종에 특혜를 줌으로써 국가 경쟁력 저하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홍성아 객원기자 sunga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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