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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정의로운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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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 메고 따르릉·무엇이 여자를 침묵하게 만드는가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정의로운 도시 = 마이클 소킨 지음. 조순익 옮김.

미국의 건축가이자 건축비평가인 저자는 뉴욕을 겉만 번지르르한 고층건물과 불평등 심화로 점철한 도시로 만든 공무원과 개발업자, '시민' 단체, 그리고 큰돈을 주무르는 이들을 꾸짖는다.

그는 오늘날 도시의 외관을 만드는 형태와 실상을 가차 없이 드러낸다. 이와 함께 인간적 규모로 시작하는 또 다른 종류의 도시를 힘차게 옹호한다.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우며, 자기성취감을 느끼는 근린지구와 공적 공간의 근거지가 될 도시를 지지하는 것이다.

'공공을 위한 목적의식이 분명한 유랑자'라는 비평을 받는 저자는 도시와 건물을 더 잘 이해하고 그 속에서 더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글을 쓴다. 탐욕과 특권의 요구에 쉽게 응하는 평범한 디자인과 '스타 건축가'의 무기력한 순종을 혹평하는 그는 이번 책에서 건축가의 소명의식과 전문성, 건축 분야의 거장을 향한 존경심, 현시대에 대한 위트가 담긴 주장을 소신껏 펼친다.

아파트공화국으로 부상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상화한 한국이야말로 저자의 비판에 딱 들어맞는 또 하나의 대표적 사례라고 하겠다. 살아가는 집은 사라지는 대신에 사고파는 주택들로 넘쳐나고, 그 사이에 내쫓는 개발세력과 내쫓기는 저소득층·세입자들의 갈등과 격차가 날로 커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옮긴이는 "부자는 점점 더 거대하게 개발된 건물을 소유하고, 빈자는 점점 더 자그마한 임대 공간으로 내몰리는 도시계획은 금권이 주도하는 거래일 뿐 시민의 삶을 보장하는 차원에서는 정의롭지도, 민주적이지도 않다. 그런 부당한 힘에 맞서려면,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조직화된 노력이 필요하다"며 저자의 시각을 옹호한다.

북스힐. 504쪽. 2만6천원.

연합뉴스

정의로운 도시



▲ 배낭 메고 따르릉 = 오동표 지음.

"자전거는 최고의 여행 수단이다. 삼천리 금수강산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대자연의 포로가 되어 사람이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가 사람을 데리고 다닌 것 같았다."

전북일보에서 30년 동안 일한 저자는 퇴직 1년 전인 2011년부터 자전거 타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리고 '국토완주 그랜드슬램'을 세워놓고 페달을 밟으며 전국의 산야를 돌았다.

이 책은 전국 주요 자전거길 13곳 1천870km를 완주한 기록이다. 종주길은 인천에서 서울을 거쳐 부산까지, 괴산에서 세종시 그리고 군산까지, 담양에서 목포까지, 전주에서 광양까지 등 다양하게 이어진다. 더불어 동해안과 제주 해안길도 신나게 내달렸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633km, 4대강 자전거길 538km, 그랜드슬램자전거길 606km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3차에 이르는 라이딩에서 만난 전국 곳곳의 풍경 사진과 함께 감상의 글 또한 생동감 있게 담아 자전거 종주의 가이드북 역할을 한다.

저자는 서울에서 러시아를 거쳐 독일까지 이어지는 1만5천km의 통일 레이스의 페달을 밟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신아출판사. 414쪽. 1만8천원.

연합뉴스

배낭 메고 따르릉



▲ 무엇이 여자를 침묵하게 만드는가 = 해리엇 러너 지음. 양지하 옮김.

"당신이 뚱뚱해서 신경 쓰여 못 살겠어."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여성과 가족 문제 연구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대화와 관계에서 변화와 성장을 이루려 할 때 해야 할 기본이 되는 일을 가르쳐준다. 그것은 바로 '진정한 자신의 목소리 찾기'란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고유의 목소리,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적 가치와 확신을 반영하는 목소리를 찾아내는 것, 즉 자신의 감정과 생각, 욕구와 신념, 가치와 우선순위를 정확히 알고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임상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자전적 체험과 다양한 임상 사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채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소환해낸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명료한 자기 목소리를 찾아내고 그로부터 치유와 회복, 발전으로 나아가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지난해 여름 국내 출간된 저자의 '무엇이 여자를 분노하게 만드는가'와 대비해가며 읽어봐도 좋겠다.

부키. 380쪽. 2만원.

연합뉴스

무엇이 여자를 침묵하게 만드는가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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