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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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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마사지’하랬더니 삿대질...靑 정무수석, 여야관계 ‘마사지’가 주임무 [박태훈의 스토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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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수석, 대통령과 정치권 연결 장치 / 야당 설득이 가장 큰 임무 / 대통령 복심을 주로 배치 / 허문도 김윤환 최병렬 이원종 문희상 유인태 이정현 조윤선이 눈에 띄어 / 강기정, 제1야당 원내대표에게 삿대질 / 야당 협조 구할 정무수석이 국회서 고함과 삿대질, 사상 초유의 일 / "청와대 얼라들∼"발언으로 곤욕치렀던 유승민 "靑이 국회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드러나" / 박지원 "오만, 대통령 얼굴 깎아내려" / 강기정 이전 6명 정무수석 중 3명이 옥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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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보기 드문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제1야당 대표에게, 그 것도 국회에서 고함을 치며 삿대질해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를 내게 만들었다.

◆ 정무수석 임무는 국회와 조율, 일종의 마사지사 노릇...

청와대에 정무수석 자리가 만들어진 때는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8년 3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자신의 정책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이던 시기였다. 국회 입법을 여당을 통해 관철시킬 수 있었지만 시끄럽게 하는 것을 피하려 생각해 낸 수단이 정무수석으로 청와대와 정치권의 가교 노릇을 하게 한 것이다.

따라서 정무수석의 가장 큰 임무는 대통령이 정책을 잘 펼 수 있도록 국회와 조율하고 특히 야당을 적절히, 잘 다뤄 마찰을 피하도록 하는 일이다. 역대 정무수석은 정치권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도록 설득하고 은밀하게 ‘당근’을 제시하는 등 이른바 '마사지'에 능할 수록 유능하다는 평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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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건, 김윤환 등 주목받았던 역대 청와대 정무수석...박근혜 시절 수석 6명 중 4명이 재판에

정권마다 주목받았던 청와대 정무수석들이 있었다.

박정희 시절엔 류혁인 정무수석이 만 6년 10일동안 정무수석으로 있으면서 최고 권력자의 의지를 모나지 않게 정치권에 전달했다. 행정의 달인 고건 전 국무총리도 1979년 1월부터 그해 12월까지 청와대 제2정무수석을 맡았지만 정치보다는 일반 행정분야를 주로 취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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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권 땐 이른바 '3허'(허삼수 허화평 허문도) 중에서 2명의 허씨(허화평, 허문도)가 정무수석으로 있었다. 김윤환 수석은 전두환-노태우 정권 교체 때 매끄러운 일솜씨로 '킹 메이커'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김대중 정권의 문희상 정무수석, 노무현 정권의 유인태 정무수석은 20대 국회의장과 사무총장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박근혜 정권에서 정무수석으로 있었던 6명 중 무려 4명이나 이런 저런 일로 재판정에 섰다. 이 중 조윤선, 현기환 정무수석은 실형을 선고받아 옥살이까지 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이던 전병헌 전 수석은 롯데 홈쇼핑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고 옥살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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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1,3대 정무수석은 3선의원 출신 중량급

문재인 정부 정무수석은 이전 정권과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초대 전병헌, 3대 강기정 수석이 3선 의원이자 당내 주요 당직(전병헌 원내대표, 강기정 최고위원· 정책위 의장)을 역임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역대 정무 수석 상당수가 국회의원 경력이 있지만 의회 경력면만 따질 땐 전병헌, 강기정 수석이 앞자리에 앉을 수 있다.

◆ 강기정, 나경원 향해 서류 흔들며 "우기다가 뭐냐” 삿대질...김광진 비서관 '여기서 이러시면'

강기정 정무수석은 1985년 전남대학교 삼민투쟁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대표적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전투력과 정신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과 함께 2004년 17대 국회를 통해 원내에 진출, 19대까지 내리 3선을 지냈다.

한병도 수석에 이어 문재인 정권 3대 정무수석을 맡은 강 수석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때 '버럭'하고 말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북한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됐는데 우리의 미사일 체계로 막을 수 있다고 우기지 마시라"고 따지자 뒷줄(앞줄은 청와대 실장급, 바로 뒷줄은 수석, 그 다음 줄은 비서관)에 앉아 있던 강 수석이 "아니 답변을 요구해 놓고 우기지말라가 뭐냐"라며 나섰다.

이에 나 원내대표가 끼어들지 말라며 "강기정 수석"이라고 소리쳤고 강 수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 의원을 향해 삿대질과 함께 "우기지말라니가 뭐냐고", "내가 증인이야", "똑바로 하시라"고 고함쳤다.

당황한 김광진 정무비서관(19대 국회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강 수석에게 다가섰다. 김 비서관은 말을 하진 않았으나 '화를 내는 것이 결코 이롭지 않다'는 듯,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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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와 與 대략난감...한국당 "강기정이 野를 겁박", 유승민· 박지원 "국민 대표인 국회를 靑이~"

강기정 수석의 삿대질에 대해 한국당은 "강기정 정무수석이 답변 차례가 아님에도 폭언으로 국정감사를 하고 있는 야당의원을 겁박한 것은 단순 국회 모욕을 넘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는 헌법 파괴 행위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업무 복귀 후 처음 할 일은 청와대의 기강을 바로 잡는 것"이라는 말로 교체를 요구했다.

19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청와대 참모들을 향해 "청와대 얼라들(어린이)~"이라고 발언, 박근혜 전 대통령과 멀어졌던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4일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모임에서 "지금 청와대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취급하는지 분명히 드러난 회의였다”며 "삿대질하고 고함을 지른 강기정 정무수석을 당장 해임하고 국회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대안정치신당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수석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아무리 국민이 국회를 욕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국민의 대표기관인데 청와대에서 정면으로 충돌을 한다? 이건 있을 수 없다"며 "이런 행동이 다 오만으로 보이고 대통령 얼굴을 깎아내리는 일이다"고 질타했다.

청와대가 '국감 파행'에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당내에서도 '지지층에겐 속 시원한 일이겠지만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라며 난감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청와대로선 박지원 의원이 입버릇처럼 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복은 있지만 참모복이 없다"는 소리가 뼈아프게 됐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YTN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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