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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항공 노하우' 가진 애경, 아시아나 인수로 다시 날아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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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입찰 D-3…사실상 HDC-애경그룹 2파전

독이 든 성배 위험성도…정상화 위해서는 자금력·경영능력 모두 중요

애경그룹, 제주항공 키워낸 항공 DNA에 자신…아시아나 인수시 독보적 1위

아시아경제

아시아나항공의 예비입찰을 하루 앞둔 2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항공업계와 투자은행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은 3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하지만 인수전 분위기는 미지근하다. 항공산업의 성장률 하락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악화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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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국내 항공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로 꼽히는 아시아나 본입찰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애경그룹이 1위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애경그룹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HDC 컨소시엄)간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특히 제주항공을 저가항공사(LCC) 1위로 키워낸 '항공 노하우'를 가진 애경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점유율 1위로의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이달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본 입찰에는 애경그룹 컨소시엄, HDC 컨소시엄, KCGC-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KCGI 컨소시엄) 등이 참석한다. KCGI 컨소시엄은 아직 대형 전략적 투자자(SI)를 찾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HDC와 애경그룹의 경쟁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높은 가격과 대규모 부채 때문에 '독이 든 성배'로도 불린다. 매각가는 신주 발행액 8000억원을 포함해 구주인수, 경영권 프리미엄 등까지 감안하면 1조5000억~2조원에 달하며, 여기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인수 후 추가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부채는 올해 상반기 기준 9조5889억원에 달한다. 항공 수요 둔화로 인해 지난 2분기에는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유로 자금력에서 앞서는 HDC 컨소시엄이 인수전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그룹 정상화를 위해서는 애경그룹의 '경영능력'이 더욱 절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애경그룹은 2006년 첫 취항한 제주항공을 LCC 업계 내 1위로 키워내 정착시킨 만큼 인수 후보 중 가장 항공업 경험이 풍부한 주체로 꼽히고 있다. 제주항공 취항 당시에도 지금처럼 과당경쟁과 서비스 저하,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고 2007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찾아오는 등 각종 악재가 겹쳤지만 애경은 면세점 처분ㆍ계열사 유상증자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냈다.


단거리 노선 위주의 제주항공을 경영하는 애경이 장거리 위주의 아시아나항공을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같은 비판은 항공경험이 없는 다른 인수 후보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성사된 세계 항공사의 인수합병(M&A)이 주로 항공사간에 이뤄졌다는 점도 애경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2013년 CJ GLS의 대한통운 합병, 2005년 신한카드의 LG카드 인수 등 더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인수해 1위로 도약한 사례도 적지 않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계열사간 중복노선 조정을 통해 운영효율을 높이고, 점유율 확대를 통해 국내 1위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각 사의 점유율을 합하면 국제선 45%ㆍ국내선 48%에 달하며, 보유 비행기만도 160대에 달한다. 미국 항공업계에서도 유나이티드항공과 콘티넨탈이 M&A 전 각각 12%, 9%였던 시장 점유율을 합병 후 21%까지 끌어올리며 세계 최대 항공사로 거듭난 바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제주항공을 키워낸 경험과 LCC 사업으로 얻은 비용절감 노하우를 아시아나항공에 접목하면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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