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베로로쏘 |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포도 품종을 보유한 와인 생산국은 그리스와 이탈리아입니다. ‘포도 품종의 쥬라기 공원’으로 불리는 그리스는 토착품종이 400여종인데 지금도 매일 새로운 토착품종이 발견될 정도랍니다. 이탈리아는 거의 전 국토에서 와인이 생산되는데 무려 1000여종이 넘고 생산지 규정인 DOC로 인정받은 품종은 500여종입니다. 이탈리아는 이를 바탕으로 생산량 기준 전세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품종이 많으니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탈리아 와인의 큰 매력입니다. 가볍게 마실수 있는 끼안티 와인에서 오래 묵힐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는 이탈리아 피엔몬테 지역 ‘와인의 왕’ 바롤로(Barolo)와 ‘와인의 여왕’ 바르바레스코(Barberesco),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즐겼을 법한 베네토 발폴리첼라 지방에서 코르비나, 코르비노네, 론디넬라 등의 포도를 건조시킨 뒤 만들어 맛과 향의 응축력이 뛰어난 아마로네(Amarone)와 달콤한 레치오토(Recioto), ‘에트나의 피노누아’로 불리며 시칠리아 섬 에트나 화산 주변에서 생산되는 품종 네렐로 마스칼레제(Nerello Mascalese), 프랑스 보르도의 그랑크뤼 클라세를 능가하는 ‘수퍼 투스칸’까지 무궁무진합니다. 화이트 와인도 마찬가지에요. 피에몬테에서 코르테제 품종으로 빚는 과일향이 풍부한 가비(Gavi), 베네토에서 가르가네가와 트레비아노 품종으로 만드는 소아베(Soave), 베네토에서 글레라 품종으로 빚는 스파클링 프로세코(Prosseco)와와 롬바르디아에서 생산되는 샴페인에 필적할 프란치아꼬르타(Franciacorta) 등 끝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와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비니 이탈리아 |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처럼 다양하니 마트나 와인샵에서 이탈리아 와인을 고르기 쉽지 않습니다. 이탈리아 와인을 구입할때 선택기준으로 삼을 만한 정보를 알려드릴께요. 바로 그란디 마르끼(Grandi Marchi)와 감베로로쏘(Gambero Rosso)의 트레 비키에리(Tre Bicchieri)랍니다. 그란디 마르끼는 ‘프리미엄 브랜드’란 뜻으로 와이너리 19곳이 속해있습니다. 수퍼투스칸의 주역 안티노리(Antinori), 풀리아 최초의 와이너리 리베라(Rivera), ‘화이트 와인의 수퍼투스칸’으로 불리는 예르만(Jermaann), 마리 앙투아네트의 친언니 마리아 카롤리나가 피난처로 삼았던 시칠리아의 돈나푸가카(Donnafugata), 한 그루에서 단 한병의 와인을 빚는 거장 미켈레 끼아를로(Michele Chiarlo) 등이 대표적이죠.
미켈레 끼아를로 바롤로 |
감베로 로쏘는 1986년 설립된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와인과 음식 전문 미디어랍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TV 채널,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 아카데미 등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이탈리아 와인과 음식, 문화 정보를 제공합니다. 감베로로쏘가 1987년부터 매년 발간하는 와인 가이드북, 비니 이탈리아(Vini d'Italia)는 일반 소비자와 와인 애호가는 물론, 와인 전문가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았답니다. 바로 트레 비키에리때문입니다. 이는 ‘세개의 와인 잔’이라는 뜻으로 이탈이아 와인을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처럼 매년 이탈리아와인을 평가해 와인 잔 1개에서 3개로 평가를 매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아주 유용한 와인가이드죠. 올해 33번째 이탈리아 와인이 발간됐으며 2500곳 와인 2만2000여종의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으니 이탈리아 와인의 백과사전이라 할수있겠네요.
감베로 로쏘는 매년 포도 수확이 끝난 뒤 생산자들과 함께 전세계를 돌며 이탈리아 톱 와인들을 소개하는 ‘감베로 로쏘 톱 이탈리아 와인 로드쇼’을 열고 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출발합니다. 그만큼 한국 와인소비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실제 한국에 수입되는 이탈리아 와인은 2018년 전년 대비 14.5%나 증가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잇답니다. 로드쇼는 11월 4일 서울에서 시작해 11월 8일에는 최초로 중국 청두에서도 개최하며,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 멕시코시티, 마이애미, 캘거리와 벤쿠버로 그 여정이 이어지고 내년 5월 22일 호치민에서 13번째 월드 투어로 마무리됩니다.
비니 이탈리아(Vini d'Italia)의 수석편집장 마르코 사벨리코 |
오는 4일 서울 드래곤 시티 호텔에서 열리는 한국 행사의 핵심은 비니 이탈리아(Vini d'Italia)의 수석편집장 마르코 사벨리코와 공동편집장 주세페 캐러스가 진행하는 마스터 클래스입니다. 오전 10시, 낮12시30분, 오후 3시 등 모두 3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기후, 테루아, 포도 품종의 특징을 알아보고 비교 시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톱 이탈리안 레스토랑 |
한국 톱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발표됩니다. 감베로로쏘는 1991년부터 매슐랭 가이드와 비슷한 ‘트리 포르케테(Tre Forchette)’도 발간하고 있는데 트리 포르케테는 3개의 포크를 의미합니다. 미슐랭 가이드 처럼 이탈리아 고급 레스토랑들의 수준을 포크, 새우(감베리·Gamberi), 피자조각(스피치오·Spicchio)기호로 평가하고 이탈리아의 우수한 레스토랑 2000여곳과 대중음식점, 와인바, 식음료 시설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2016년부터는 ‘탑 이탈리안 레스토랑 어라운드 더 월드(Top Italian Restaurant Around The World)’ 프로젝트를 시작해 이탈리아에 국한하지 않고 전세계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중 뛰어난 곳을 선정하고 있답니다. 2016년과 2017년, 한국의 톱 이탈리안 레스토랑 3곳이 선정됐고 2018년에는 3곳의 레스토랑과 1곳의 와인바가 선정습니다.
한편 2018년 이탈리아 와인의 총 생산량은 약 5500만 헥토리터 수출량은 약 2000만 헥토리터로 지난 10년간 이탈리아 와인의 수출량은 70% 이상 성장했습니다. 2018년에는 전년 대비 3.3% 증가해 62억 유로를 달성,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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