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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5세대 이동통신

인구 감소⋅개도국 지위 포기…“위기의 韓 농업, 5G로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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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날씨 상관없는 트랙터 원격운행⋅자율경작
농민, AR 매뉴얼 보며 부품 교체 직접 할 수 있어

한국 농업이 ‘첩첩산중’이다. 농업에 종사할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최근에는 정부가 WTO(세계무역기구) 개도국 지위 포기를 결정했다. 국내 농업 경쟁력이 급강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LG유플러스는 5G(5세대) 기술로 열악한 농업환경을 개선하고, 스마트 농촌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29일 LG유플러스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 농지 6611㎡(2000평)에서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트랙터 원격제어-무인경작과 디지털트윈 기술을 이용한 트랙터 원격진단 시연을 진행했다.

디지털트윈이란 현실세계의 사물을 가상세계에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시뮬레이션과 달리 실제 사물의 물리적인 상태를 센서로 감지한 데이터를 디지털 가상공간에 구현한다. 이를 통해 현재 사물의 상태와 품질을 사이버 상에서 모니터링하거나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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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직원이 AR(증강현실)과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트랙터 유지보수를 시연하고 있다. /이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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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연은 원격제어를 통해 LS엠트론 트랙터를 작업 시작점으로 이동시키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관제 화면에서 무인경작 기능을 실행하자 트랙터가 스스로 이동하며 농지를 다졌다. 다른 한편에서는 3D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술인 디지털 트윈을 이용해 트랙터 상태를 점검하고 AR(증강현실) 매뉴얼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소모품을 교체할 수 있는 원격진단 서비스도 시연했다.

5G를 활용한 원격제어 트랙터는 LG유플러스와 LS엠트론이 공동 개발했다.농지에 배치된 원격제어 조정관에 시연자가 탑승해 멀리 떨어진 트랙터를 조종했다. 트랙터 전면부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하는 영상이 5G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조정관 앞에 위치한 TV 화면으로 전송되는 것을 보고 제어하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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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직원이 트랙터 원격제어를 시연하고 있다. /이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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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자는 트랙터를 운전해 작업 시작 지점으로 이동시켰다. 트랙터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고객은 비가 오거나 무더운 날씨와 상관 없이 실내에서 트랙터를 농지로 이동시키고 경작할 수 있게 된다. 또 트랙터에 직접 탑승하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에서도 벗어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트랙터가 작업 시작 지점으로 도착하자 시연자는 무인경작 시연을 이어갔다. 시연자가 관제 화면에 띄운 지도에 작업 경로를 설정하고 무인경작을 실행시키자 설정된 경로에 따라 트랙터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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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움직이며 경작을 시도하는 트랙터의 모습. /이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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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가 경작하는 동안 밭에 옮겨 심을 모종을 관리하는 등 다른 일도 함께 할 수 있어 부족한 노동력 대체와 작업시간 축소 효과를 얻게 된다. 두 회사는 이번 시연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2021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대규모 경작을 하는 영농법인, 고온의 하우스, 농약방제 등 열악한 농업환경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계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내 농가 인구는 지난 1995년 485만명에서 2018년 231만명으로 감소했고, 농가 경영주의 평균연령도 2018년 기준 67.7세에 달해 고령화 추세가 가파르다.

‘폭염일수’도 2014년 7.4일에서 2018년 31.5일로 늘며 과일, 채소류 상해 및 가축폐사가 증가하는 등 기후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과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국내 곡물자급률 또한 전 세계 평균 수치인 102.5%에 비해 현저히 낮은 23.8%를 기록하고 있다.

이해성 LG유플러스 미래기술개발그룹 상무는 "현재 한국농업이 안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농업 패러다임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5G,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농촌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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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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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날 LG유플러스는 PC화면에서 트랙터를 원격으로 관제하고 태블릿을 통해 트랙터 상태 데이터 모니터링, 주요 부품 분해, 부품 교체 매뉴얼 등의 AR 서비스를 시연했다. 농기계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비전문가도 빠르고 손쉽게 고장 수리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구체적으로 농부가 태블릿에 설치된 앱을 실행시켜 트랙터를 비추자 시스템 압력, 수평 센서 등 실시간 트랙터 정보가 AR로 나타났다. 농부가 트랙터 트랜스미션 위치에 손을 대자 트랜스미션이 분해되는 과정이 3D 애니메이션으로 태블릿 화면에 나타났다. AR 매뉴얼을 통해 소모품 교체 방법을 확인한 농부는 직접 에어크리너를 갈아 끼웠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시연을 기반으로 그룹의 자매사나 관계사, 전문업체 등과 협업해 스마트팜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적용한 트랙터 외에도 콤바인, 이앙기 등 농기계와 포크레인, 지게차 등 이동형 장비까지 적용한다.

이해성 상무는 "농기계 시장의 진입을 시작으로 농장 자율제어 솔루션까지 농가를 위한 원스톱 지원 체계를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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