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연구원인 저자가 반도체 제조공정을 설명하는 데서 시작해 삼성전자, 인텔 등 반도체 업체들의 탄생 및 성장 과정을 분석하고 현재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반도체 패권 전쟁의 미래를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이 거대한 집중식 메인프레임에서 개인용 PC 시장으로 넘어가는 것을 포착했고, 이에 맞춰 원가를 극한으로 내려 살벌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반면에 컴퓨팅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것처럼 보인 인텔은 오랜 시간 자신과 함께한 혁신가들의 기대를 제때 충족시켜주지 못함으로써 가혹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결국 뛰어난 회사들은 거대한 정보기술(IT) 생태계를 상생하게 만드는 회사들이라고 할 수 있고 이는 이후로도 변화하지 않을 승자의 법칙이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이레미디어. 396쪽. 1만8천500원.
▲ 달러 없는 세계 = 이하경 지음.
달러를 포함한 전 세계의 유동성을 추적하는 방법으로 당면한 국제정치·경제의 주요 현안을 분석했다.
경영학석사(MBA) 취득 후 여러 금융기관에서 해외 유가증권 발행과 투자자문 등을 담당한 저자는 현재 세계경제 패러다임이 어떻게 생성됐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브레튼우즈 체제의 성립과정에서부터 달러 기축통화 시대, 신용화폐 시대를 거쳐 최근의 금융위기와 달러의 무기화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과정을 더듬어간다.
저자는 이런 과정을 통해 지난 100여 년에 걸쳐 형성된 현재의 화폐 경제 패러다임은 변화의 순간을 맞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바른북스. 408쪽. 1만8천원.
▲ 독일현대사 = 디트릭 올로 지음, 문수현 옮김.
독일제국이 수립된 1871년부터 1990년 독일통일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11개 시기로 나누어 독일 국내 정치, 외교관계, 사회경제적 상황, 문화 등을 살펴봤다.
독일제국과 바이마르 시기의 국내 정치에서 자유주의 세력과 보수주의 세력, 중앙당과 사회주의 세력 등이 만들어낸 정치역학에서부터 기민련/기사련, 사민당, 자민당 녹색당 등 여러 정당이 서독의 의회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과정, 동독 사회 전반을 장악했던 사회주의통일당이 지지를 잃어가는 상황 등을 상세히 묘사한다.
오토 폰 비스마르크부터 앙겔라 메르켈에 이르기까지 독일 지도자들과 그들의 정책이 정교하면서도 입체적으로 서술된다.
미지북스. 852쪽. 3만8천원.
▲ 미국의 미래 = 크리스 헤지스 지음, 최유신 옮김.
쇠망, 헤로인, 노동, 사디즘, 도박, 증오, 자유라는 7개 키워드를 고리 삼아 현대판 '소돔과 고모라'로 몰락한 퇴폐적이고 대중 착취적인 미국의 현실을 고발한다.
뉴욕타임스 종군기자 출신인 저자는 2003년 한 대학 졸업식에서 이라크전쟁을 비난하는 연설을 했다는 이유로 회사의 경고를 받고 사직한 후 미국 전역을 다니며 절망과 상처로 얼룩진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폐허가 된 삶의 현장을 전하는 진보적 저널리스트로 활동한다.
이를 통해 얻은 자료를 근거로 '자본주의 제국'의 말기에 들어선 오늘날 미국 사회의 진상을 밝히고 그 '중병'의 전조를 소상히 열거한다.
오월의 봄. 544쪽. 2만4천원.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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