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좌)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는 국가기밀을 공유하는 안보동맹인 미국과 영국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지 오래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영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영국이 구축할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에 일부 접근하는 방안을 허용할 예정이어서 미국과 갈등 가능성이 생겼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즈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와 보안 당국의 고위급 소식통들에 따르면 영 정부는 화웨이가 자국 5G 통신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접근 범위는 네트워크 중 "논쟁의 여지가 없는" 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은 앞서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추진해 미국 정부의 반대 속에 논쟁이 일던 사안이다.
한 소식통은 "최근 화웨이에 대한 추가 협의가 있었다"면서 "네트워크에서 논쟁의 여지가 없는 부분을 허용한다는 메이 전 총리의 시각과 동일하게 견해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 전 총리는 지난 4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화웨이를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정부 내 반발을 샀다.
후임으로 지난 7월 취임한 보리스 존슨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퇴출 압박에 대해 시간을 갖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해킹과 기밀유출과 같은 안보 이유를 들어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를 자국 5G 네트워크 구축에 사용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의 간판 다국적기업인 화웨이가 차세대 통신기술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미국이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이콧을 국제사회에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자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미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 5월 상무부 블랙리스트(수출규제 명단)에 올려 미 기업과 거래를 사실상 금지했다. 미국은 또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화웨이 사용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 소식통은 "서방에는 화웨이 신기술 중 일부에 적합한 대체품이 없다.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서방 국가들은 화웨이가 이 분야를 거의 독점하도록 허용했다는 점에서 곤란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NSC의 공식적인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성탄절 이전에는 허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다른 소식통이 전했다.
그는 "현재 구상으로 볼 때 화웨이는 영국에서 5G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도록 허용받되 작업 과정을 면밀하게 감시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반하는 것이어서 미국과 갈등 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선데이타임즈는 내다봤다.
영국 정보 당국의 한 소식통은 "화웨이를 영국의 5G 네트워크에 포함하게 되면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면서 "영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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