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묵호중 3학년 정준우(15)군 추진위 공동대표
추진위에 학생들과 나비 배지 팔아 136만원 전달
동해 평화의 소녀상 12월 10일 건립 목표로 추진
동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중 한명인 정준우(15·묵호중 3년·오른쪽) 군이 소녀상 건립을 위해 활동하는 모습. [사진 정준우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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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후안무치(厚顔無恥)한 모습을 보면서 위안부 문제가 절대 잊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과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을 강원 동해시에 건립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 중인 중학생이 있다. 동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공동대표 중 한명인 정준우(15·묵호중 3년) 군이다. 묵호중 학생회장인 정군은 학생자치회 등 20여명의 학생과 지난달 22일부터 최근까지 나비 배지 달기 운동 등 ‘역사의식 나눔 행사’를 해왔다. 지난 5~6일엔 ‘제34회 동해무릉제’에서 일본군 위안부 나비 배지와 열쇠고리, 팔찌 등 448개를 팔았다. 수익금 136만2000원은 동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에 기부했다.
정군은 “나눔 행사 이후 주변 친구들에게 기부할 기회를 만들어줘 고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얼마 전에는 길에서 옷에 나비 배지를 달고 다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데 뿌듯했다”고 말했다. 정군이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8월부터다. 처음엔 학교 동아리 친구들과 교내에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만들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동해시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가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추진위에 전화를 걸어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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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징용 피해자 흉상도 건립 계획
정군은 “작게 남아 도움이 되고 싶어 9월 중순에 추진위에 연락했는데 학생을 대표해 공동대표까지 맡게 됐다”며 “소녀상이 건립될 때까지 친구들과 후원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후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온 묵호중 김영미(52) 학교문화부장은 “위안부 할머니의 어려웠던 삶과 아직도 일본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는 부분을 고민해보고 아픔을 나누자는 차원에서 활동하게 됐다”며 “어른들도 쉽게 움직일 수 없는데 아이들이 먼저 나서 고맙다. 이번 활동으로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정군을 포함해 3명이 공동대표를 맡은 동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는 일본의 잘못된 역사관을 바로잡고 여성 인권 운동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해 지난달 30일 출범했다. 추진위는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소녀상을 건립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소녀상과 함께 일본 징용 피해자 흉상도 건립할 계획으로 현재 대학로 등에서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동해 묵호중 학생들이 지난 5~6일에 열린 ‘제34회 동해무릉제’에서 일본군 위안부 나비 배지와 열쇠고리, 팔찌 등을 판매한 모습. [사진 정준우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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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500만원의 성금 모금
건립장소는 천곡동 대학로 주변과 묵호등대, 독도 출항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추진위는 지난 18일 김서경 작가와 소녀상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소녀상 건립에 필요한 비용은 6000만원가량이다. 지금까지 시민 910명이 참여해 2500만원가량의 성금이 모금됐다.
추진위 김일하 상임공동대표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등 역사 왜곡을 거리낌 없이 시도하는 일본을 규탄하고 지역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 인식 확립을 위해 독도의 길목인 동해에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소녀상 건립을 통해 청소년과 성인 등 모든 시민이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동해=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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