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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與초선은 잇단 불출마… ‘비호감’ 압도적 한국당은 ‘조국 사퇴’ 표창장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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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표창원 "우리 정치 참회하고 초심 잃은 듯하다"며 불출마 / 대중적 인지도 높은 이철희, 표창원이지만 "신인에게 길 터주려 한다" / 민주당 총선 승리책은 ‘새로운 인물’ / ‘비호감도’ 압도적인 한국당은 상품권 주며 ‘조국 사퇴 표창장’ 잔치… 비판 자초 / 한국당 공천룰도 보수 대통합 방법론도 감감무소식…정치신인 갈팡질팡

세계일보

표창원(53·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참회한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같은당 이철희(왼쪽) 의원도 지난 15일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다음 선거를 접었다.

여야 초선 의원들 중 비교적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신선한 충격이자 그만큼 여권 사정이 절박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들이 몸을 던짐으로써 여권 물갈이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물갈이 등 쇄신 움직임은커녕 공천룰 확정도, 보수 대통합 구체적 방법론도 내놓지 않은 채 '조국 사퇴 표창장' 잔치,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 의원 가산점 고려' 등 국민들 보기에 눈꼴사나운 모습만 연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이철희· 표창원…'여야, 정쟁에 매몰돼'· '초심 잃었다'· '새로운 이에게 길을'

이철희, 표창원 의원의 '충선 불출마' 이유는 엇비슷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쟁에만 매달린 우리 정치가 부끄럽고, 자신들도 책임이 있기에 '21대 총선 불출마'로 조금이나마 그 책임을 지려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10월 14일) 다음날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선언했다.

이 의원은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 상대에 대한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다. 야당만을 탓할 생각 없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고 저의 책임도 있다"면서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고개숙였다. "어느새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 처음 품었던 열정도 이미 소진됐다"고 고백한 그는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표 의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가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며 "막말과 무례, 비방과 억지와 독설들… 여야 나름의 이유와 명분은 있겠지만, 국민 앞에 내놓을 변명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표 의원은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오직 정의’만을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겠다는 초심이 흔들리고 위배한 것은 아닌가 고민했다"며 "불출마함으로써 그 총체적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저처럼 지치고 소진된 사람과 임무 교대, 바톤 터치 해 주셔야 대한민국이 산다"고 다음에 등장할 정치신인들은 부디 초심을 잃지 말기를 당부했다.

세계일보

◆‘비호감도’ 위인 한국당, '조국 사퇴 표창장· 상품권' 잔치, '패스트트랙 가산점 검토'에 비판 봇물

지난 두 달여 자유한국당은 '앞에도 조국, 뒤에도 조국'을 외쳤다. 지난 22일엔 조 전 장관을 우리가 막아냈다며 전현직 의원 14명에게 '조국 청문회 공로상' 표창장과 함께 부상으로 50만원짜리 상품권을 수여했다.

수여식 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상규, 김진태, 주광덕 등 수상자들과 함께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강성 친박으로 분류돼 황 대표, 나 원내대표와 일정한 거리감을 보였던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으로부터 상받았습니다. 조국청문회 공로상. 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라며 모처럼 지도부 칭찬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같은 날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의원 59명에 대해 "공천 가산점 부여를 권고하겠다"고 했고 다음날 황 대표는 "당을 위해 기여하고 헌신한 분들에 대해서는 평가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관점에서 이해해 달라"며 나 원내대표 입장에 동조한 듯한 반응을 내 놓았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지지자들조차 "지금이 어느 때인데 정신 못차리고 있다, 현역에게 가산점 주고 신인들은 외면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고 보수, 진보 매체 가리지 않고 혀를 찼다. 제1야당의 역할은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문재인정부와 여당이 서민경제 주름살을 펴주지 못한 데다 조 전 장관 임명 강행에 따른 ‘조국사태’ 후폭풍 등으로 지지율 침체에 빠진 상황만 즐기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당은 조국 사태 반사이익으로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혔다. 하지만 최근 한국갤럽이 조사한 ‘정당 호감도’에서 한국당에 대해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28%였고, '호감이 가지 않는다'가 62%로 압도적 1위였다. 이에 윤상현 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여전히 60%를 넘었다”며 “이대로 가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세계일보

◆ 민주당 '새피 수혈, 현역 하위 20% 페널티' VS 한국당 '공천룰', '보수통합' 실천프로그램 먹통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새로운 인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고 판단,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일찌감치 사심없는 공천을 하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의정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한 현역의원에겐 페널티를 주는 안 등 쇄신책을 쏟아냈다. 모두 새 인물을 위한 자리마련 용이다.

여권의 빠른 걸음과 달리 한국당은 뒷걸음질치는 모양새다. 민주당에 15%p이상 지지율 격차를 보였던 지난 7월만 해도 한국당은 '현역 절반 이상 물갈이'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놓는 등 절박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조국 사태라는 호기를 잡자 21대 총선대책, 공천룰 확정을 뒷전으로 미뤄 버렸다.

많은 전문가는 21대 총선에서 한국당이 성과를 내려면 '보수 대통합', '새롭고 젊은 인재 발굴'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한국당은 예비후보자 등록일(12월 17일)이 두 달도 남지 않았지만 대략적인 공천룰 발표조차 미적거려 정치 신인들을 우왕좌왕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실현 가능한 보수 대통합용 프로그램도 발표한 적 없다.

오죽했으면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SNS를 통해 "야당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 하고 있기에 믿을 곳은 분노한 민심 밖에 없다"고 제1야당의 한심한 모습을 개탄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뉴시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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