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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스라엘 새 총리후보에 ‘중도좌파’ 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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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블린 대통령 “조기 연정 구성을” / 간츠 “자유주의 통합정부 꾸릴 것” / 연정 실패땐 조기 총선 가능성도 / 13년 네타냐후 시대 막 내릴수도

“‘왕자’(베니 간츠)가 ‘비비왕’(베냐민 네타냐후)을 권좌에서 몰아낼까.”

10여년 만에 이스라엘 총리 후보로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청백당의 간츠 대표를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시간의 긴박함과 우리가 직면한 도전들로 인해 가능한 빨리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은 13년 넘게 장기집권 해온 네타냐후 총리 시대를 끝내고 정치 신예인 간츠 총리 후보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국면을 맞았다. 간츠 후보는 “나는 자유주의 통합정부 구성을 약속했고 그것이 내가 할 일”이라면서 “이스라엘이 간절히 원하는 정부와 이스라엘 국민 모두를 위해 일하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세계일보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왼쪽)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대통령관저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된 후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예루살렘=신화연합뉴스


앞서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1일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두 번째로 연정 구성권을 위임받은 간츠 후보에게는 정부 구성에 최대 28일이 주어진다. 청백당은 지난 총선에서 이스라엘 의회 120석 가운데 33석을 확보해 제1당에 올랐다. 아랍계 정당연합인 조인트 리스트(13석)와 좌파 진영에 속하는 노동-게셔르당(6석), 민주연합당(5석)을 합치면 총 57석까지 늘어난다.

연정 구성의 관건은 또 다른 연정 파트너를 구하는 것이다. 연정 구성에 필요한 과반(61석) 확보를 위해서는 제1 야당인 리쿠드당(32석)이나 극우정당인 이스라엘 베이테누당(8석) 중 한 정당을 연정에 반드시 참여시켜야 한다.

먼저 리쿠드당과 공동 정부를 꾸리는 방법이 거론되나 그동안 양 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데 비추어 볼 때 대연정 시도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유대주의 정당인 샤스당(9석), 토라유대주의당(UTJ·7석) , 예미나당(7석) 등은 이미 리쿠드당과 굳건한 우파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결국 간츠 후보는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리쿠드당과 청백당 사이에서 중립을 선언해왔다. 이념상 진영은 다르지만 지난 9월 총선서 청백당과 ‘잉여표 공유협정’을 맺는 등 상호 협력한 바 있다.

연정 구성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외신들은 이번에도 이스라엘이 정부 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간츠 후보가 내키지 않는 연정 파트너와 협상하거나 리쿠드당을 설득해야 한다”면서 둘 다 어렵다고 진단했다. BBC는 “간츠 대표가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제3의 후보가 나올 수 있다”면서 “리블린 대통령이 또 한 번의 총선을 치르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인디펜던트는 “3차 총선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전망했다.

중도좌파인 간츠 후보가 집권하면 중동 정세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비교적 온건한 중동정책을 내세우는 간츠 후보는 팔레스타인 등 아랍계에 포용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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