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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화해 분위기 띄웠지만… 원론 수준” [李총리·아베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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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회담 결과 ‘현상유지’ 평 / 정상회담 계기 못 만든 것도 아쉬움

세계일보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24일 회담은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간다는 점에서는 성과가 없지 않았지만,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 섞인 평가가 나온다.

당초 여러 국가의 사절과 릴레이 회담을 갖는 아베 총리가 이 총리와 오랜 시간을 들여 회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데다 사전 협의의 성과도 크지 않아 회담 성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렇더라도 이 총리가 회담 전 ‘일정한 결과’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데다 각급의 여러 사전 협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후 획기적으로 대화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 마련에 대한 기대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회담은 결과적으로 ‘현상유지’라는 평가가 많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회담 뒤 “상당히 원론적인 수준에서 끝난 회담”이라며 “이 총리가 회담 전 ‘일정한 결과’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것에 비해 사실상 양국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가 전달됐지만, 정상회담까지 이어지는 계기를 만들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이날 이 총리가 이번 회담의 성과로 언급한 ‘외교 당국의 공식적인 대화’도 아직 실체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양국은 현재도 매달 한 차례씩 국장급 협의를 이어오고 있고, 다자회의를 계기로 양국 외교장관회담도 가졌기 때문이다.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은 “분위기 개선 차원에선 성과가 없지 않다”면서도 “시간이 너무 촉박하기 때문에 조금 더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내달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일 전에 양국이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간 지소미아는 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우리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가 풀리지 않으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고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일본은 강제동원 판결에 대한 해법을 한국이 찾지 않으면 수출규제 조치를 풀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달 22일까지 세 가지 쟁점에 대한 포괄적인 해법이 나와야 할 필요가 제기되는 이유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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