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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법원, 정경심 구속영장 발부…조국 향하는 검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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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오늘(24일) 새벽 구속됐습니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죠. 앞으로 검찰은 조국 전 장관을 향한 수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재판부 판단을 존중한다며 향후 재판을 통해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했고요. 한국당 등 야당은 당연한 결과라며 이제는 조국 차례라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 관련 속보 내용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영장실질심사는 6시간 50분, 점심시간 등을 제외하더라도 5시간 40분 마라톤 심문이 진행이 됐는데요. 그만큼 양측이 한치의 양보가 없었다는 것이고 검찰도 50장이 넘는 영장청구서를 제출한 만큼 결과가 나오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습니다. 법원은요. 오늘 자정을 넘긴 오늘 새벽 0시 20분쯤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송경호 부장판사가 밝힌 사유는 간결했습니다.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으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됨" 46글자에 불과해 언뜻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구속 사유들이 함축적으로 담겨있습니다. 첫째 범죄 혐의가 소명이 된다, 둘째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구속 상당성 인정된다. 이 세 가지죠.

우선 검찰은 자녀입시와 사모펀드 비리 그리고 증거인멸 등과 관련해 11개 혐의를 적용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 교수 측은 2개 사건을 11개로 나눈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고 혐의에 대해서 영장심사에선 이렇게 방어했습니다.

[김칠준/정경심 교수 측 변호인 (어제) : 전체가 다 사실이 과장이거나 왜곡이거나 잘못된 법리 적용이거나 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우리가 다 인정한 것은 없죠. 영장 기재된 범죄에 대해서는 모두 다 인정하지 않는다, 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법원은 혐의 대부분이 소명됐다고 판단했죠. 통상 이렇게 혐의가 많을 경우 일부 인정할 건 인정한 다음 무죄를 다퉈야 하니 방어권을 위해 불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전략을 펼치기도 하는데 이렇게 모든 혐의를 반박하고 죄가 되지 않는다, 라고 변호한 게 오히려 자충수가 됐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또 하나의 사유는 증거인멸 우려죠. 검찰은 정경심 교수가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와 수사 착수를 전후해 주요 참고인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부적절한 압력을 넣은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자산관리인인 김경록 씨를 시켜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사실도 드러났죠. 하지만 정 교수 측은 이런 논리로 반박합니다.

[김칠준/정경심 교수 측 변호인 (어제) : 인멸하거나 그럴 고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제가 민주노동당의 오병윤 의원 사건 때 거의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 재판을 한 적이 있었는데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됐었고. 영장 기재 범죄사실 자체가 그 사건과 전적으로 동일한 사실관계이다.]

이것이 무슨 사건이냐면요. 정당법 위반 수사를 받던 오병윤 전 의원이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당직자를 시켜서 당원 명부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빼돌립니다. 당시 대법원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증거를 숨긴 것이기 때문에 증거은닉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확정을 했죠. 이 사건을 변론했던 김칠준 변호사, 정 교수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그러나 법원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라고 한 건 사실상 두 사건이 비슷하지만 다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시 오 전 의원과 당직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공모를 해서 증거를 은닉한 혐의였지만 정경심 교수는 자신의 증거를 숨기기 위해 김경록 씨에게 지시, 교사를 한 것인 만큼 방어권을 남용한 것으로 본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그리고 특히 사라진 노트북이 증거인멸 우려를 키웠다는 분석 나오고 있는데요. 검찰은 정경심 교수가 김경록 씨에게 맡겨놨던 노트북을 조국 전 장관 청문회 당일 여의도 한 호텔서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김씨로부터도 관련 진술도 받았는데요. 그러나 노트북은 현재까지도 검찰에 제출되지 않고 있습니다. 변호인도 노트북에 대해선 다소 말을 아꼈습니다.

[김칠준/정경심 교수 측 변호인 (어제) : 이건 뭐 제가 설명할 필요도 없는 부분인데. 어쨌든 영장 기재된 범죄에 대해서는 모두 다 인정하지 않는다, 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정 교수님 노트북 얘기도 나왔습니까?) 여기까지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결국 법원은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판단을 해서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겁니다. 이렇게 다른 이유는 몰라도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 구속해야 한다, 라고 했던 한 분이 있죠.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1일) : 저는 핵심은 뭐냐 하면 도망가거나 증거를 인멸하는 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구속을 시키는 이유는 딱 그거예요. 그렇지 않습니까? (네.) 나머지는 범죄의 중대성, 이것은 고려 사항입니다.]

그리고 정 교수의 건강문제도 구속여부의 주요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였는데요. 정 교수는 영장심사를 받으러 들어갈 때와 달리 나올 땐 오른쪽 눈에 안대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변호인단은 증빙 자료를 제출하고 구속을 감내하기에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구속 수사는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정 교수 측은 건강 등을 고려해서 구속적부심을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정 교수의 구속여부에 대한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법원 주변에선 각각 영장 발부,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 열렸죠. 양측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했는데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한쪽에선 "이게 법이냐" 또 다른 한쪽에선 "이게 사법정의다"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치검찰! 물러가라"

"적폐 판사! 탄핵하라!"

"사법부를! 개혁하라!"

"파이팅! 만세!"

"대한민국의 법치는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여러분! 잔치국수 먹읍시다 잔치국수!"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을 배치했지만 다행히도 충돌은 없었다고 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정경심 구속…조국 수사 속도 낼 듯 > 입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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