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잠초계기 투폴례프(Tu)-142.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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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통합막료감부(한국군 합동참모본부에 해당)가 22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가 일본해(동해의 일본측 명칭) 및 동중국해에서 비행해 자위대 전투기를 긴급발진(스크램블)시켜 대응했다"고 밝혔을 뿐이다.
그런데 이날 출동한 러시아 군용기는 폭격기뿐만 아니다. 조기 경보기(A-50)와 전투기(Su-27) 등 모두 6대가 비행했다. 또 통합막료감부는 보도자료에서 러시아기의 비행 궤적을 제주도 남단에서 시작해 쓰시마(対馬) 섬 남단을 거쳐 동해로 북상하는 것만 공표했다.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오간 러시아 군용기들의 움직임은 표시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모습은 지난 7월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주변에서 비행했을 때 일본 측이 보였던 반응과 비교된다. 당시 일본 정부는 러시아는 물론 한국 공군 전투기가 러시아 군용기에 경고사격을 하는 등 대응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의 입장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극히 유감"이라며 "한국에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례적으로 신중한 일본의 반응에 대해서는 같은 날 열린 나루히토(徳仁) 일왕의 즉위 선포식을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191개 국가·지역·기구 대표자들이 참석하는 국가적인 행사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 위해 극도로 반응을 자제했다는 분석이다.
독도 주변 비행에 대해서는 이낙연 총리가 일왕 즉위 축하를 위해 방문한 상황을 배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정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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