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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애경-스톤브짓지, ‘2兆 전쟁’ 아시아나 인수전 ‘맞손’…현대산업개발과 2파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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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의 B737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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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앞두고 애경그룹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손을 잡았다. 당초 인수 예비 입찰에 독자적으로 참여했던 두 회사가 손을 잡음에 따라 다음달 7일부터 시작될 본 입찰은 ‘애경-스톤브릿지’와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두 컨소시엄 간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본 입찰에 국내 사모펀드인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각각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컨소시엄 구성은 양 측의 필요성에 따른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이다. 일단 애경 측에서는 이번 입찰을 앞두고 인수자금 마련이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였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주식 6,868만8,063주(31.05%)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를 모두 매입해야 하는데 18일 종가 기준 구주 평가액은 약 3,600억원에 달한다. 신주 발행가 최소 8,000억원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약 2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 이에 반해 애경이 현재 조달 가능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4,000억원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실제 애경 측은 부족한 인수자금을 투자할 FI를 선정하기 위해 사모펀드 10여곳의 제안을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톤브릿지 역시 단독 입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략적 투자자 선정을 위해 여러 대기업들과 조율해왔다고 한다. 양사는 결국 스톤브릿지가 2017년 애경산업 지분 10%를 투자했던 인연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공통 분모에 따라 이번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가장 큰 목적은 시세차익을 통한 이윤 창출이지만, 스톤브릿지의 경우 인수 후 아시아나항공을 내실 있게 경영할 수 있는 SI를 찾고 있었기에 함께 하기로 했다”며 “세계 항공사 M&A 역사를 봐도 항공사 운영이 없는 회사가 항공사를 인수한 전례가 없는 만큼,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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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HDC '아이파크타워'.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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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향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과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 간 2파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금 동원 능력만으로는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앞선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HDC현산 단독으로 조달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약 1조6,000억원 가량되고, 미래에셋은 국내 1위 투자회사라는 뚜렷한 장점이 있다. 이에 반해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은 약 1조5,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반면 경영 능력에서는 애경그룹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제주항공이 창립 14년만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를 달성하는 등 애경의 경영 능력은 업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보유 항공기만 160여대로, 대한항공(168대)과 비슷한 규모를 갖추게 된다. 반면 HDC현산은 항공 산업에 대한 경험이 없어, 초기 투자가 많이 필요한 항공산업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시선이 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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