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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미자·정재은 모녀, 감동의 앙상블로 일본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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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이미자 정재은 모녀으 공연이 막을 내렸다. 쇼당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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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앞서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정말 떨리는 무대이고 가슴 설레는 순간입니다. 25년 동안 일본에서 열심히 살아온 우리 딸 재은이에게 큰 사랑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이미자

모녀는 아름다웠다. 지난 8일과 9일 양일간 일본 도쿄 신주쿠 힐튼 도쿄 호텔 4층 연회장에서 열린 ‘정재은 이미자 디너쇼’는 감동과 기쁨으로 점철된 한편의 드라마였다.

이번 정재은 25주년을 기념하는 디너쇼에는 지금의 정재은을 있게 한 작사·작곡가는 물론 일본 하토야마유키오 전 총리, 일본 인기 엔카가수 고다이나츠코 등도 함께 했고 한국에서도 대한가수협회 이자연 회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미자와 정재은 두 모녀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이한 정재은과 올해로 데뷔 65주년을 맞이한 이미자 두 모녀의 꿈은 2024년 해가 저무는 12월 일본의 도쿄에서 이뤄졌다.

정재은의 일본 히트곡 ‘도쿄 트와일라이트’로 1부가 시작되면서 역사적인 두 모녀의 공연의 서막이 올랐다. 정재은은 공연 중반쯤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관객들을 향해 “조금 있으면 그 분이 나오시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저도 25주년을 맞이해서 아직 남은 노래가 있어요”라고 했고 객석은 바로 웃음바다가 됐다.

1부 마지막 곡을 마친 정재은은 긴 호흡을 가다듬더니 긴장된 목소리로 “오늘 제 기분은 기나긴 추운 겨울 그토록 기다렸던 눈부시고 따뜻한 봄날 한 가운데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저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살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삶을 환하게 비쳐 주신 나의 대선배님 이자 우리 엄마 이미자씨를 무대로 모시겠습니다”라고 했다.

소개 멘트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엘리제의 여왕’ 이미자가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무대에 오른 이미자는 “무슨 말로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떨리는 무대이고 가슴 설레이는 순간입니다. 지난 25년 동안 일본에서 고생하면서 지금의 무대가 있기까지 여러분의 사랑과 은혜가 없었다면 이루어 질 수 없기에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라며 딸 정재은을 대신해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미자는 ‘동백아가씨’ ‘여자의 일생’ ‘내 삶에 이유 있음을’을 열창해 한일 양국 관객들로부터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미자는 자신이 평소 존경하고 사랑하는 ‘일본의 레전드’ 미소라 히바리의 명곡들을 일본어로 열창, 일본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공연이 막바지로 향해 가면서 정재은과 이미자는 패티김의 ‘이별’을 듀엣으로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120분간의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이들 모녀는 디너쇼를 지켜본 많은 이들에게 오랜 시간 잊지 못할 추억과 여운을 선물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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