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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DMZ출입 허가권' 보완론 대두…"대북제재 분야는 월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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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비군사적 허가권 법적 근거 미흡"…전문가 "정치·외교적 협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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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에 답변하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17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김효정 기자 = 유엔군사령부가 비무장지대(DMZ)의 출입에 관해 '비군사적 성질'에 관한 분야까지 허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보완돼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앞으로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서 DMZ를 평화지대로 만드는 구상이 본격적으로 이행단계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해서라도 유엔사의 DMZ 출입 허가 권한은 일부 보완돼야 한다는 주장이 공론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천정배 무소속 의원은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작년과 올해 유엔사가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로 군사분계선(MDL) 통과를 불허한 사례가 있다면서 "군사적 성질의 출입이라면 유엔사가 따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밖의 것은 당초를 취지를 벗어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정전협정상 조항을 보면 이 허가권은 군사적 성질에 속한 것으로 한정돼 있다"며 "비군사적 성질에 속하는 환경조사, 문화재 조사, 감시초소(GP) 방문 등에 대한 허가권의 법적 근거가 조금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답변했다.

국감장에서 유엔사 DMZ 출입 허가 권한과 관련해 '비군사적 성질' 분야까지 포함되느냐는 문제가 거론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 장관은 "비군사적 성격의 비무장지대 출입에 관련해선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앞으로 유엔사와의 협의 가능성도 암시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 장관의 답변이 정부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라며 "고위급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 유엔사가 DMZ 출입에 문제로 삼은 사례로 ▲ 작년 8월 21일 개성~문산간 경의선 철도 남북 공동조사 ▲ 지난 6월 9일 강원도민일보의 강원도 고성군 원형 보존 GP 출입 ▲ 대북 타미플루 지원 차량 문제 등이 거론됐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와 대북 타미플루 지원 차량 문제는 유엔의 대북제재와 관련된 사안으로 해석되면서 유엔사가 제동을 걸었다.

철도 공동조사는 한 차례 연기 끝에 이행됐지만, 대북 타미플루 지원사업은 결국 이뤄지지 못한 채 북한이 남북교류에 대한 남한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말았다.

정부 일각에서는 유엔의 대북제재가 계속 유지되는 한 이러한 유사한 사례들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날 국감에서 제기된 주장도 유엔사가 비군사적 성질에 관한 분야까지 허가 사항에 포함하는 것은 '월권' 아니냐는 것으로 요약된다.

정전협정 서문은 "정전 조건과 규정을 접수하며…상호 간에 동의한다. 이 조건과 규정의 의도는 순전히 군사적 성질에 속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김 장관이 "허가권은 군사적 성질에 속한 것으로 한정되어 있다"라고 밝힌 것도 서문을 근거로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일부 군 관계자와 군사 전문가도 유엔사가 대북제재 위반 여부까지 따지는 것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유엔사 허가권 문제는 철도 공동조사와 관련한 물품 반입 문제로 촉발됐다"면서 "북측으로 올라가는 통행 문제와 관련한 요소들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유엔사가 대북제재 위반인지를 따질 성질이냐는 것은 논란거리"라고 말했다.

한 군사 전문가도 "정부는 유엔사의 권한이 정전관리 및 위반사항에 대한 것에 국한해야지 평화를 담론으로 하는 남북한 간의 논의까지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것 같다"며 "그러나 미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유지에는 유엔사의 정전관리 역할이 컸다는 인식을 하는 등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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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에이브럼스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유엔군사령관이 최근 논란이 된 사안과 관련해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미 연합군사령부에서 근무했던 한 예비역 장성은 "철도 남북 공동조사 때 유류 차량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문제와 관련해 당시 유엔군사령관은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유엔과 미국 정부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고자 했다"면서 "유엔군사령관 독자적인 판단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엔사 DMZ 출입 허가 권한 보완을 위해서는 국회나 전문가들의 문제 제기에 그쳐서는 안 되고 양국의 정치·외교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군사 전문가는 "유엔사의 DMZ 출입 허가 권한 보완 문제는 유엔사의 역할을 일방적으로 지적하고 비판하는 쪽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면서 "고위급 채널을 가동하거나, 정교하게 양국의 정치·외교적 차원으로 접근하고 필요하면 유엔에서도 정식으로 의제로 제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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