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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노라'라고 할까"…85년전 잡지가 전한 나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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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월간매신' 1934년 10월호 공개…화가 47명 근황 전해

연합뉴스

'월간매신'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朝鮮(조선)의 '노라'라고할가 여러 가지로 巷間(항간)에 話題(화제)를 흣더리며 安東縣副領事婦人(안동현 부영사 부인)이 되었다가 世界遊覽外(세계유람외)지 하고 와서는……"

1934년 10월 국내에서 발간된 '월간매신'(月刊每申)에 실린 서양화가 나혜석(1896∼1948) 근황이다.

한국 근현대미술자료의 수집·연구·전시에 힘써온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지난달 경매에서 경합 끝에 낙찰받은 '월간매신'을 21일 언론에 공개했다.

매일신보가 발행한 '월간매신'은 당대 활동하던 유명 미술가 47명의 외국 유학·여행, 단체 활동, 공모전 입상, 작업 경향, 직장, 신병 등 다양한 근황을 전한다.

우리나라 최초 서양화가 고희동(1886∼1965)을 두고서는 "(서양화) 꿈이 좋았지만 조선에 돌아오니 한심하다. 동양화로 전향했다", "작품값을 받지 못해 '화료청구소송'을 제기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등의 해설을 달았다.

연합뉴스

'월간매신' 표지
[김달지미술자료박물관]



이밖에 구본웅, 길진섭, 김경원, 김관호, 김은호, 김종태, 김주경, 김중현, 노수현, 도상봉, 백남순, 백윤문, 선우담, 손일봉, 오일영, 오점수(오지호), 윤희순, 이마동, 이병규, 이상범, 이영일, 이용우, 이인성, 이제창, 이종우, 이한복, 이해선, 임파(임용련), 장발, 지운영, 최우석, 허백련, 황술조 동정이 실렸다.

표지화는 벼 이삭에 메뚜기가 매달린 그림으로, 오일영(1896∼1960) 작업이다. 오른쪽 아래 낙관까지 찍혔다.

'월간매신'에는 미술인뿐 아니라 문인, 연극인까지 세 장르 예술인들이 수록됐다.

김달진 관장은 "1930년대는 한국 미술인들이 조선미술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시대"라면서 "이 자료를 확대경으로 삼아 당시 미술계 상황을 재조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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