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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돌아온 터미네이터… “여전사들이 전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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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나탈리아 레이즈(왼쪽부터), 맥켄지 데이비스, 아놀드 슈워제네거, 린다 해밀턴, 가브리엘 루나, 팀 밀러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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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와 사라 코너가 28년 만에 조우했다. 1991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큰 성과를 거둔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터미네이터 2)의 후속인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다크 페이트ㆍ30일 개봉)는 배우들에게는 피하고픈 도전이었을지도 모른다. 중장비를 들고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기엔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다. 터미네이터의 아널드 슈워네제거는 올해 72세며, 사라 코너를 연기한 린다 해밀턴도 어느덧 예순을 넘겼다. 하지만 이들은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강렬한 연기를 스크린에서 선보인다.

슈워제네거의 명대사 ‘아일 비 백(I’ll Be Back)’처럼 터미네이터로 돌아왔다. 심판의 날 이후, 새로운 인류의 희망 대니(나탈리아 레이즈)를 지키기 위해 미래에서 온 인간 병기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 이들을 돕는 사라 코너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 블록버스터다. ‘터미네이터’는 2015년 ‘터미네이터 제네시스’까지 5편이 만들어졌는데, 3편 ‘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더 머신’(2003)과 4편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2009), 5편이 각각 출연진도 다르고 이야기 전개도 별개다. 제작사 스카이 댄스가 1,2편의 이야기를 잇겠다는 생각에 5편을 만들었으나 흥행에 실패하면서 1,2편에서 이어지는 새로운 시리즈인 ‘다크 페이트’를 제작했다. 1,2편의 감독이자 ‘터미네이터’의 원작자인 제임스 캐머런이 제작자로서 2편 이후 28년만에 시리즈에 간여했다.

가장 큰 관심은 슈워제네거에게 쏠렸다. 터미네이터는 그와 동의어나 마찬가지다. 슈워제네거는 ‘터미네이터’(1984)이후 35년간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2009)을 제외한 ‘터미네이터’ 시리즈 5편에 출연했다. 그는 21일 오전 서울 당주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다크 페이트’ 내한 기자회견에서 “1984년 터미네이터 배역을 맡은 것이 배우 경력 전체에 큰 도움을 줬다”며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고 있기에, (출연) 섭외가 오면 언제든지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가 들어 쓸모가 없어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직 팔팔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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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여성 캐릭터의 역할이 커졌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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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비하는 여성 전사 사라 코너의 재등장도 눈길을 끈다. 해밀턴은 ‘터미네이터 2’ 이후 시리즈에서 자취를 감췄으나, 제작진의 끈질긴 설득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1년 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헬스장을 찾아가 운동했다는 후문이다. 헤밀턴은 “슈워제네거와 오랜 만에 만났는데도, 의상을 입으니 순간적으로 역할에 몰입됐다”고 말했다. 슈워제네거 또한 “촬영 첫날 해밀턴의 액션을 보고 그가 ‘터미네이터 2’만큼 강인한 여성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크 페이트’의 다른 여성 배우들에게 해밀턴은 롤모델이었다. 이들은 ‘터미네이터 2’가 연기에 많은 영감을 줬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맥켄지 데이비스는 “당시 사라 코너는 시대를 앞선 인물이었지만, 지금도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며 “유행어처럼 쓰이는 것 같아 ‘강인한 여성’이라는 표현을 싫어하지만, 카리스마가 있는 전사로서 역할을 한 여성 캐릭터가 그였다는 사실을 (영화를 함께 하면서)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나탈리아 레이즈는 “해밀턴은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촬영장에서) 모범을 보였다”고 말했다.

여성 서사의 확대가 전작과 차이점이다. ‘다크 페이트’를 이끄는 인물은 사라 코너와 대니, 그레이스다. 셋은 서로를 도우면서 난관을 능동적으로 극복해나간다. ‘다크 페이트’의 팀 밀러 감독은 “앞선 ‘터미네이터’ 시리즈도 여성 주인공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다크 페이트’는 사라 코너의 여정을 이어간다는 성격이 강하다”며 “남성 주인공이 모든 것을 부수는 영화는 많았기에, 여성 주인공이 많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점”이라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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