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DLF 자료삭제는 몰라…고객손실 안타깝고 죄송“

[헤럴드경제=오연주·박자연 기자] 하나은행이 지성규 행장의 지시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책을 마련하고 추후 금융감독원의 검사 전에 고의로 은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하나은행에서 삭제한 DLF 관련 자료는 지성규 행장이 지시를 작성한 파일이고 불완전판매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은폐를 위해 삭제한 것 아니냐”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게 질의했다.

이에 대신 답변을 맡은 김동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1, 2차에 걸쳐 자체적으로 전수점검한 것을 저희가 발견하기 전까지 은닉했다”며 “DLF 관련 현황 파악을 지시해서 작성한 것으로 고의로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 의원에 따르면 지 행장이 7월에 대책 마련을 지시하고, 향후 금감원 종합검사에 대비해 8월 초 관련자료가 삭제처리된 것이다.

이날 지 의원은 “DLF 사태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하나은행장 시절에 투자자 보호보다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강압적, 밀어내기 판매라는 지적이 많다”며 함 부회장에게 집중 질의했다.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왼쪽)이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함 부회장은 DLF 사태와 관련 “자료 삭제와 관련한 사실은 모른다”며 “손님들의 소중한 재산 손실이 간 부분에 대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가지 문제점을 포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발표했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 의원이 “금감원이 2일 발표한 DLF 검사 중간 검사에서 하나은행에 대해 불완전판매와 리스크 관리 소홀, 내부통제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는데 이 부분을 인정하냐”고 묻자, 함 부회장은 “검사 중에 있지만 일부 인정하고 있다. 분조위 결정을 따르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지 의원은 “함 부회장은 이번 DLF 불완전 판매의 장본인이면서 과거 하나은행 채용비리로 기소된 상태고, 인도네시아법인의 지와스라야 저축성보험 불완전판매 논란도 있다”며 “그러나 오히려 승진하고, 기소 상태에서도 10억 연봉을 받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함 부회장은 ”여러가지 책임문제에 대해 회피하고자 하는 생각 없다. 책임질 부분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종합감사 증인으로는 DLF 사태와 관련 함 부회장 외에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DLF 피해자 1명도 참고인 신분으로 참석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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