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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아라가야 실체 드러난 '함안 가야리 유적' 국가 사적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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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야 전성기 5~6세기 사용…토성·망루 등 군사적 성격 시설 확인

가야사 연구복원 국정과제 채택 이후 두 번째 지정

경남CBS 최호영 기자

노컷뉴스

함안 가야리 유적(사진=경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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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는 '함안 가야리 유적'이 문화재청의 최종 심의를 통과해 사적 제554호로 지정됐다고 21일 밝혔다.

함안군 가야읍에 위치한 이 유적은 가야시대 지배층의 생활 유적으로, 남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신음천과 광정천이 합류하는 일대의 45~54m 구릉으로 돼 있다.

최근 발굴조사에서 구릉 북쪽의 가장자리에서 흙을 쌓아 만든 성곽인 토성과 고상건물, 망루 등이 확인됐다.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에 조성돼 6세기 멸망 때까지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유적은 조선시대 함안지리지인 함주지(咸州誌·1587년 편찬)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 또는 '옛 나라의 터'로 기록돼 있다.

남문외(南門外), 대문천(大門川) 등 왕성·왕궁 관련의 지명이 아직 남아 있어 그동안 '아라가야 왕궁지'로 전해져 온 곳이다.

주변에는 아라가야 최대 고분군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과 남문외 고분군(경상남도 기념물 제226호), 가야 최대 규모의 굴립주건물인 '당산유적' 등 주요 가야유적들이 불과 1㎞ 남짓한 거리에 분포하고 있어 가야읍 일대가 아라가야의 왕도였음을 잘 보여준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그동안 지표조사만 해오다 지난해 4월 경작지 조성 가운데 성벽 일부가 우연히 발견되면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대규모 토목 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 건물지 등이 확인됐으며, 특히 건물지 안에서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 등이 출토돼 이곳이 군사적 성격의 시설임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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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가야리 유적(사진=경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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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적은 잔존상태가 좋을뿐만 아니라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잘 보존돼 있어 고대 가야 중심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현재 발굴 구간은 주요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성곽과 군사시설의 일부로, 앞으로 연차적인 학술 발굴조사와 심화연구를 통해 아라가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재조명할 계획이다.

도는 이번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함안 가야리 유적'의 체계적 보존관리를 위해 문화재청, 함안군과 협의해 종합정비계획 수립 등 보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류명현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함안 가야리 유적의 국가사적 지정은 가야사 연구복원이 국정과제로 채택된 이후 지난 2월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창녕 계성고분군에 이은 두 번째의 쾌거"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 등재후보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으며, 민홍철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연내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남에는 비지정 가야유적이 전체 544곳 가운데 92%인 501곳에 이른다.

도는 김해 원지리 고분군, 함안 남문외 고분군, 창녕 영산고분군, 합천 삼가고분군, 합천 성산토성 등 도내 주요 가야 유적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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