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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조국 너머 총선’ 울고 웃는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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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선거 앞두고 여 지지율 하락 만회 ‘이낙연 역할론’ 목소리

유시민, 조국 방어로 ‘존재감’ 드러냈지만 인터뷰 논란 등 역풍

황교안, 장외집회로 야권 맹주 탈환…홍준표·나경원 반사이익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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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전’을 거치며 차기 대선주자들의 득실이 갈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긍정 평가보다 상대적으로 컸던 탓에 여권 잠룡들은 점수를 잃었지만 야권 잠룡들은 기사회생하는 분위기다. 조국 대전은 지역(PK), 구도(심판론), 프레임(검찰개혁) 등 총선 승부의 중대 변수를 제공했다. 조국 대전은 기존 진보 대 보수 지형을 ‘정치 엘리트 대 시민’ 구도로 재편했다. 여야 잠룡들이 조국 대전 성적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내년 총선을 향한 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여야의 첫 시선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권을 지키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조 전 장관 관련 정국으로 중도층 이탈, 문재인 대통령·민주당 지지율 하락세가 고착화하면서 특히 여권 내에선 ‘이낙연 역할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조국 대전의 실점을 만회할 자산을 가졌다는 점에서다. 호남 출신, 안정감 등이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 정치적 위상, 문재인 정부와 연동된 이미지, 전통적 지지층 표심 등 쉽지 않은 과제도 안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조국 대전에서 직접적인 득점 포인트를 얻진 못했다. 하지만 조국 대전으로 여권이 소홀히 한 개혁 정책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꾸준히 실천하며 독자적인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경우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선거법 위반으로 2심에서 도지사직 박탈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형을 받고 대법원 상고심을 기다리고 있지만 최근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가 결성되는 등 중량감 있는 잠룡 위상도 입증했다. 대법 최종 판단과 중도층 여론, 분열적 리더십, 친문재인계와의 갈등 등은 녹록지 않은 관문이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유력 주자로 꼽혀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조국 대전의 최전선에서 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 조 전 장관을 방어하며 조국 대전의 변곡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진영 결집으로 양극화 정치를 만들어 중도층 이반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조 전 장관 관련 인터뷰 논란과 KBS 여기자 성희롱 발언 등 개인적으로도 역풍을 맞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뒤늦게 조국 대전에 참전해 ‘조국 지키기’에 목소리를 보탰지만 유의미한 득점은 획득하지 못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김부겸 의원은 당장 내년 총선 ‘생환’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조 전 장관 사태로 안 그래도 험지인 대구·경북에서 민심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조 전 장관을 ‘데스노트’에 올리는 문제를 두고 우왕좌왕하다 당 안팎의 비판론에 직면했다.

야권 잠룡들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조국 대전 속에서 잠룡 상위권을 회복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과 함께 개인 지지율도 동반 상승하며 야권 맹주를 탈환한 모습이다. 원외 대표라는 한계를 장외 집회로 돌파하며 지지층 결집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정기국회 이후 보수 지형 재편 과정이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통합의 최대 변수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홍준표 전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도 반사이익을 챙겼다는 평가가 많다. 홍 전 대표는 거의 매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조 전 장관 비판에 나섰고, 나 원내대표는 원내 활동을 통해 조 전 장관 공세의 최일선에 섰다.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 주자들은 내분으로 존재감조차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안철수 전 의원도 반복된 정계 복귀설로 피로감만 더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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