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번 주 정경심 교수 추가 소환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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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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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4) 전 법무부 장관과 그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등 일가가 115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고 고발한 사건이 5일 만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배당됐다.
20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2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사건이 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에 배당됐다고 밝혔다. 특수2부는 지난 8월 자유한국당에서 고발한 조국 전 장관 일가 의혹의 해소를 위해 두 달가량 수사를 맡아왔다. 최순실씨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고발해 국정농단 사건을 촉발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특수부 수사를 통해 뇌물 의혹이 추가로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2017년 3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조국 전 장관 일가가 더블유에프엠(WFM)과 익성, 아이에프엠(IFM)과 같이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의 공시 자료를 분석해 이들이 조국 전 장관 일가에 115억원가량을 뇌물로 줬다고 보고 있다. 주가 조작 등을 포함한 총 범죄 금액은 약 280억원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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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자본감시센터가 15일 공개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건 일지. 총 범죄 액수는 280억원, 뇌물 액수는 115억원으로 판단했다. 김민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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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액수 중 가장 큰 금액은 WFM이 2018년 3월 코링크PE에 53억원 상당 주식 110만주를 무상으로 처분한 것으로 산정했다. 경기도 일대에서 액화석유(LP) 가스 판매회사를 운영하다 WFM 경영을 맡은 우모(60) 전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 되자 뇌물성 주식을 코링크PE에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로 큰 뇌물은 우 전 WFM 대표가 익성의 주식을 40억원에 매입한 일로 봤다.
익성의 주식을 고가로 매입한 일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을 지낸 김경율 회계사도 지적한 적이 있다. 김 회계사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장관 5촌 조카에 기적과 같이 ‘귀인’들이 나타나 13억5000만원에 산 익성 주식을 40억원에 사준다”며 “1년 전에 산 비상장주식을 3배 가격에 팔아 26억5000만원의 이익이 났다”고 적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도 차익 26억5000만원을 뇌물로 봤다.
검찰도 수사 초기부터 익성 자금으로 코링크PE가 설립된 것으로 보고, 관련 업체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수상한 자금 흐름 때문에 이모(40) 코링크PE 대표와 가로등 점멸기 업체 웰스씨엔티의 최모(54)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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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성의 자회사이자 2차 전지 음극재 생산·판매업체인 아이에프엠(IFM)의 이사 이모씨가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모펀드 의혹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검찰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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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에 차량흡음제를 납품하던 익성은 코링크PE 사모펀드의 1호 투자기업이다. 2016년 2월 설립된 코링크PE는 첫 사모펀드로 레드코어밸류업1호를 만들고, 4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듬해 1월에는 익성 3대 주주에 오른 뒤 이 회사 상장을 추진한다. 하지만 익성은 상장에 실패했고, 레드펀드는 1년 6개월 만인 2017년 10월 내부수익률(IRR) 30%를 올리고 청산됐다.
검찰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수사를 통해 익성 대표 등 경영진을 상대로 코링크PE와 관계와 자금 흐름, 투자 과정에서 조 장관 5촌 조카인 조범동(36)씨의 역할 등을 확인했다. 이번 주 중 정경심 교수를 한 두 차례 추가로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 교수는 지난 17일 7번째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전날 조사에서 나온 조서의 열람을 마쳤다.
하지만 조 전 장관에 대한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검찰로부터 10여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사모펀드 관계자는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조 전 장관이 투자 내막을 깊숙히 알아야 할텐데 그렇지 않다”며 “코링크PE 사업에 이번 정부 핵심이 관여한 정황은 없다는 점이 재판을 통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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