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할머니 “그 끔찍한 일을 영원히 잊을 수 없어”
유튜버들 “유니클로 광고 위안부 ‘조롱’ 비하한 것”
유니클로 “세대를 넘어 즐길 수 있는 제품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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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끔찍한 일을 영원히 잊을 수 없어.”
일제강점기 때 조선여자근로정신대로 끌려가 ‘노예노동’을 했던 양금덕(89·광주광역시 서구 양동) 할머니는 “난 상기시켜주는 것을 좋아하거든”이라며 또박또박 이야기한다.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동영상에 출연한 양 할머니는 1944년 5월 전남 나주 초등학교에 다니다가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중공업 항공기제작소로 끌려갔다. 가혹한 노동과 폭행에 시달렸지만 임금 한푼 받지 못한 양 할머니는 1945년 10월 귀국했다.
양 할머니가 출연한 유니클로 패러디 동영상은 윤동현(25·전남대 사학과 4학년)씨가 제작했다. 윤씨는 20초 분량의 동영상을 한국어·영어·일어 자막으로 제작해 지난 19일 유튜브에 올렸다. 윤씨의 동영상은 유니클로 광고를 패러디한 방식으로 촬영됐다. 양 할머니는 일본어로 ‘잊혀지지 않는다’고 쓴 손팻말을 들고 출연했다. 윤씨는 최근 불거진 유니클로 광고를 본 뒤 패러디 영상 제작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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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후리스’ 광고는 위안부 비하한다는 논란을 부르고 있다. 15초 분량의 이 광고에서 13살 소녀는 패션 컬렉터로 소개된 98살 여성에게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라고 질문한다. 문제는 98살 여성의 답변(“I can’t remember that far back.”)이 한국어 자막에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한다”는 일본어 자막과 달리 ‘80’이라는 숫자가 첨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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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가 공개되면서 한편에서는 “80년 전인 1939년은 일제강점기 때 여성들이 위안부로 전선에 강제로 동원됐고 강제징용 피해를 당했던 시기다. 유니클로 한국어 버전은 의도적으로 과거사를 조롱하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엔 “한국 여성들이 마음을 다쳤던 세대를 언급하는 것은 우리를 비꼬는 것”이라는 패러디 영상이 올려져 있다. 유니클로 코리아는 한 동영상 제작자의 질문에 대해 “두 모델 차이가 80살이 넘는 것을 이해하기 쉽게 자막으로 처리했다. 세대를 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제품이란 점을 강조한 광고”라고 해명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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