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역대최저 수준인 1.25%로 인하
내년에1.0%로 추가 인하 가능성 열어놔
미국 금리 인하 속도와 대내외 경제여건이 관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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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전격 인하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제 추가 인하 가능성으로 쏠리고 있다. 경기 둔화 국면에 따라 일부에서는 공격적인 통화 정책을 주문하고 있다. 한은이 내년에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경우 기준금리가 0%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방향문의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 지켜보면서 완화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한 문구에 대해 "추가 인하를 차단하기 위해서 그런 문구를 넣은 건 아니다"라며 "금융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아직 남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얼마나 크게 가져갈지는 주요 대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상황과 그것이 국내 경기 물가에 미치는 영향, 금융 상황의 변화, 지난 7월과 이번 달 금리인하 효과 등을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조정 이외 국채 매입 등 양적완화 등을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선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금리 이외의 수단을 동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 다만 향후 정책여력이 더 축소된다면 그러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서 금리인하 외의 정책 수단 활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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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기준금리 추가 인하 관건은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의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과 미ㆍ중 무역 분쟁을 포함한 대내외 경제이다. 국내에선 기준금리 인하 요구 목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디플레이션을 거론하며 "금리 인하를 한다면 화끈하게 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했다. 같은 당 김성식 의원도 '제로 금리 가능성'을 언급했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려면 기준금리를 0%대로 내려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은이 두 번 더 인하하면 도달하는 수준이다.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크다. 최근 마이너스 물가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디플레이션 우려에 등 떠밀려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면 자산시장 거품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IT 버블이 터지고 물가 하락기에 접어들었을 때 Fed는 금리 인하로 대응했지만, 유럽의 국제결제은행(BIS)은 인도와 중국의 시장 개방으로 값싼 노동력과 물품 공급이 당시 물가 하락을 주도했다고 반박했다"며 "결국 명확한 진단 없이 이뤄진 Fed의 기준금리 인하는 훗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단초가 됐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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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9월 이어진 마이너스 물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과도한 대응은 부동산 시장 과열만 불러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물의를 빚은 파생결합증권(DLS) 사태도 결국 저금리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와 반대로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한은이 금리 인하로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종훈 SC제일은행 전무는 "잠재성장률이 내려가고 물가상승률도 낮아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은 충분하다"며 "통화 정책도 재정과 함께 가야 경제성장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앞으로 0.5%포인트 인하하면 우리도 0%대 금리 시대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로 디플레이션 우려를 털어내는 단기적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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