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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검블리]조국의 '35일 법무부', "검찰개혁 외 다른 건 찬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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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문영 하세린 기자] [편집자주] 검찰 수사는 브리핑이나 발표로 전달되는 뉴스 외에도 이면에서 벌어지는 내용이 더 많습니다. 맛평가 조사인 블루리본처럼 검찰블루리본, '검블리'는 검찰 수사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살펴보고 전달하고자 합니다.

[the L]검찰개혁이란 임무·검찰 수사 등 현실적 여력 부족

머니투데이

검블리/사진=이지혜 기자




"법무부가 수사, 검찰만 있는게 아니다. 아주 일부일 뿐."

"출입국외국인정책, 범죄예방, 교정. 다른 법무행정 기능이 위축됐다."(법무부의 한 간부)

지난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특수부 축소 등 내용이 담긴 검찰개혁안 발표를 마친 후 돌연 사퇴했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법무부 내에는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에 있어 소정의 성과를 올렸다는 평이 있는 한편, 서운함도 존재한다. 바로 검찰개혁과 연관이 없는 실·국·본부의 목소리다.

법무부는 기획조정실·법무실·검찰국·범죄예방정책국·인권국·교정본부·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등 '2실 3국 2본부'로 편성돼 있다.

조 전 장관은 지명 때부터 '검찰개혁'이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조 전 장관은 지난 8월 9일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첫 출근을 하며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성하겠다"며 소신을 밝혔다.

임명 이후 조 전 장관은 대부분의 점심을 도시락으로 떼울만큼 바쁘게 움직였다고 한다. 다만 주어진 검찰개혁 과제에 대한 몰두로 여타 실·국·본부의 업무를 챙길 여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조 전 장관의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는 조 전 장관의 시선을 더욱 좁혔다.

한 법무부 공무원은 "사실상 검찰개혁 외 다른 실·국·본부의 경우 어떠한 업무를 하는지 정도만 인지를 하셨다"며 "검찰개혁과 집안사정으로 나머지는 챙길 여력이 없던 상황이셨던 것 같다"고 했다.

검찰개혁 외 업무에 종사하는 법무부 직원들은 조 전 장관에게 보고할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애당초 조 전 장관이 외부행사로 사무실을 비우는 일이 많았고 검찰개혁 관련 각종 내부회의와 보고만으로 업무량이 적지 않았다는 것.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가 아니면 뒤 쪽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조국 법무부'는 검찰 소식이 아니면 세간의 관심도 받지 못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9월 12일 서울 위치추적관제센터에 방문해 보호관찰관을 격려하는 등 외부 활동을 했지만 정작 '활동의 내용'은 주목받지 못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조 전 장관이 무엇을 개혁할 계획인지, 검찰의 일가 수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했다.

당시 행사에 동행한 법무부 간부는 "정작 조 전 장관이 보호관찰관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 보도가 안 났다"며 "뭘 해도 백약이 무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진행된 법무부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전날 조 전 장관이 사퇴하면서 김오수 차관이 장관 대행으로 국감을 받았음에도 의원들은 '조국'을 놓지 않았다. 여야 의원들은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는 물론, 조 전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안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범죄예방정책국, 교정본부 등은 5번 내외의 질문을 받았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와 인권국은 당일 업무 관련 질의를 하나도 받지 못했다. 국감 준비에 한 달여의 시간을 쏟은 직원들에겐 허무함이 남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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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 14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검찰 특별수사부 축소와 관련한 구체적인 검찰개혁안 발표를 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발표 3시간 뒤 장관직에서 사퇴했다./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오문영 하세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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