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봄' 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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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부추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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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월 18일) 하늘, 바람, 햇살, 구름 좋으니 무작정 걸었습니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두메부추 꽃을 봤습니다.
고운 자줏빛이 가을 햇살에 어른거립니다.
도시에서 만난 터라 더 반갑습니다.
비술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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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세로 반듯한 창에 비술나무와 가을 하늘 맺혔습니다.
선과 면에 고스란히 든 비술나무와 가을 하늘,
마치 몬드리안의 작품 같습니다.
댑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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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발치 연녹색과 분홍색이 한데 어울렸습니다.
가서 보니 댑싸리입니다.
연록에서 분홍으로,
댑싸리의 가을은 시나브로 왔습니다.
'영원한 봄' 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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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마당에 온실이 있습니다.
‘영원한 봄’이라는 제목에
‘가을, 겨울 걸친 전시 기간 동안 봄의 온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온실’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제목이 ‘영원한 봄’일지라도
창엔 가을 하늘이 그득 들었습니다.
미루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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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주차장 입구엔 미루나무가 떡하니 하늘을 우러렀습니다.
수없이 이 길을 지나다녔건만,
한 번도 눈여겨본 적 없었습니다.
미루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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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름에 보듬을 수 없는 굵기에,
오랜 삶의 흔적이 껍질에 아로새겨졌습니다.
미루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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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골 깊은 껍질에 밴 건 가을이 수없이 오간 흔적일 겁니다.
우리가 보던,
못 보던,
미루나무는 제 나름의 시간으로 이 가을에도 서 있습니다.
경복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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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떼 지어 경복궁 담벼락을 넘나듭니다.
담 너머 아스라한 북악산에도 드높은 구름이 오갑니다.
국화와 나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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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는데 쌉싸름한 내음이 바람에 실려 옵니다.
그 바람이 오는 곳으로 걸었습니다.
싱그런 국화 내음이었습니다.
샛노란 꽃에 앉은 나비가 오래도록 머뭅니다.
향기에 끌린 건 저뿐만 아닌 겁니다.
부추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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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선 부추 꽃이 바람에 춤추고 있습니다.
꽃은 한 가닥 바람에조차 춤을 춰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부추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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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이 흔들리는 부추 꽃을 들여다보면,
조그만 별들이 대롱대롱 매달린 것만 같습니다.
가우리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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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리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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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리 꽃도 좀처럼 쉬지 않습니다.
마치 나비가 나는 듯 하늘거립니다.
해바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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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곧추선 이파리에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구멍 숭숭 난 해바라기 이파리입니다.
지난여름 겨우 살아내면서도,
뭇 생명에게 제 삶을 내어 준 흔적입니다.
해바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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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내어주고도
구멍 숭숭 난 이파리로 피워 올린 꽃 하나,
그 늦둥이 해바라기에도 가을이 익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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