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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실전재테크 Lab] -12만원→16만원 흑자전환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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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월급 외에 다른 수입이 없다면 지출을 어떻게 줄여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지금 쓰는 돈을 아껴 목적자금을 만드는 것'이다. 다만, 두가지 전제를 꼭 확인해야 한다. 첫째, 지출 줄이기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느냐다. 둘째, 줄인 지출분을 어디에 활용하느냐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의 30대 맞벌이 재무설계 세번째 편이다. 이들은 지출을 효율적으로 줄여 적자가구에서 흑자가구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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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지출을 줄이고, 모으기만 한다고 좋은 재테크는 아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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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군인인 곽현성(가명ㆍ35)씨와 중소기업에 다니는 주희진(가명ㆍ33)씨 부부의 상황을 다시 한번 정리하면 이렇다. 부부의 수입은 580만원. 곽씨가 월 300만원, 주씨가 월 280만원을 번다. 상여금은 연 700만원이다. 둘 사이엔 네살배기 딸이 있다. 내년엔 둘째가 태어난다. 임신 중인 주씨는 출산휴가 상태다. 출산이 끝나면 몸을 추스른 후 복직할 예정이다. 외벌이로는 미래를 설계하기가 힘들어서다.

아내 주씨의 바람은 간단하다. 하루라도 빨리 주택자금과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아이가 자라다보면 이것저것 돈 들어가는 일이 많아질 게 뻔해서 마음이 급하다. 비교적 저렴한 보증금(4000만원)을 내고 군인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씨가 주택자금을 마련하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금 거주 중인 군인아파트가 친정 근처여서 크게 상관없지만, 남편이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라도 나면 집을 비워줘야 한다. 내년에 둘째까지 태어나면 이사를 다니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니 전세라도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거다.

그렇다면 노후자금 마련은 뭘까. 물론 군인연금이 있긴 하지만 연금은 정책에 따라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더구나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은 매번 적자라는 이유에서 개혁 대상으로 꼽히곤 한다. 이런 상황이 주씨에게 '최소한의 안전판은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이처럼 주씨는 제법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 뒀지만 풀지 못하는 문제도 있었다. 맞벌이를 하고 있음에도 가계가 적자라는 점이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방법은 하나다.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목적자금을 만들 수 있긴 한 걸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씀씀이를 무조건 줄인다고 능사가 아니라는 거다. 이 대목에선 두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하나는 씀씀이를 줄인 상황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다. 앞뒤 재보지 않고 함부로 지출을 줄였다간 고무줄처럼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하나는 이렇게 줄인 돈을 어떻게 모으느냐다. 은행에 열심히 적금을 붓는다고 해서 목적자금이 모이는 건 아니어서다. 이번엔 이 얘기를 중점적으로 해볼까 한다.

먼저 목적자금을 만들길 원하는 곽씨 부부는 씀씀이를 어떻게 줄였을까. 줄인 건 세가지다. 매월 16만원씩 지출하던 통신비를 11만원으로 줄였다. 요금제를 현실에 맞게 조정한 덕분이다. 향후 나라사랑카드(전자병역증 기능을 가진 체크카드)를 이용하면 통신비가 조금 더 할인된다.

월 75만원씩 나가던 식비ㆍ생활비도 50만원으로 줄였다. 60만원을 쓰던 용돈도 50만원으로 10만원 줄였다. 지인과의 모임을 조금 줄인 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식비와 생활비를 줄일 만한 여지도 충분했다. 이미 부부는 점심을 집에서 싸간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주씨의 친정 어머니가 밑반찬을 마련해준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이처럼 적자를 보는 가계는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나가는 돈이 꽤 많다. 그렇다고 숨 쉴 구멍도 없이 지출을 줄이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필자는 연간 상여금 700만원을 따로 떼내 비정기 지출용으로 활용하도록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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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산을 정리해보자. 우선 보험이다. 군인들은 복지포인트로 군 단체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곽씨도 이 보험에 가입돼 있다. 몇가지 빠진 보장이 있지만 사망보험금부터 진단비, 실손보험까지 보장된다. 그래서 기존 보험들 가운데 중복되는 것 일부를 정리했더니 월 41만원에 이르던 보험료가 19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다음은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 정리다. 곽씨 가정은 세식구가 모두 주택청약통장을 갖고 있다. 납입액은 남편 20만원, 아내 10만원, 자녀 10만원이었다. 하지만 효율적이지 않았다. 주택청약통장은 액수보다 납입횟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최소 액수로 줄이니 4만원이면 충분했다. 무려 36만원을 줄인 셈이다.

딸의 주택청약통장은 해지했다. 미성년일 때 가입한 주택청약통장은 청약가산점을 산정할 때 별 혜택이 없어서다. 더구나 딸의 주택청약통장은 성년이 돼야 쓸 수 있다. 미리부터 돈을 묶어둘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딸의 적금도 해지했다. 대신 어린이 펀드에 20만원을 넣기로 했다. 적당히 절세(증여세)도 되면서 대학자금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월 65만원씩 납입하던 적금(부부 30만원, 자녀 20만원, 출산 15만원)도 모두 해지했다. 물가상승률은 물론, 목적자금을 고려해도 이 돈은 다른 곳에 묻어두는 게 훨씬 이득이다. 잘 찾아보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상품들이 꽤 있다.

곽씨 부부는 1년 이내 단기 투자상품이면서 은행 이자보다 높은 금리를 확정 제공하는 발행어음에 매월 50만원씩 넣기로 했다. 모바일로 연동하면 5%의 우대금리도 받을 수 있다. 또한 글로벌 우량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에 매월 35만원을, 세전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해주는 저축은행 예금에 30만원을 넣기로 했다.

가계의 재무를 새롭게 설계한 결과, 매월 12만원의 적자가 매월 16만원의 잉여자금으로 탈바꿈했다. 그럼 자금을 어느 정도 마련한다면 어떤 주택을 구해야 좋을까. 곽씨 부부는 법적으로 '신혼부부(7년 이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내집을 마련하는 데 적극 이용하면 좋다.

예컨대, 신혼 희망타운을 선택하면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하게 집을 구할 수 있다. 정부 대출금리도 1.3%(고정)로 낮다. 신혼부부특별공급도 가능하다. 목돈을 만들 시간이 부족하다면 10년 정도 길게 생각해서 군인특별공급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자, 어떤가. 재무설계는 무작정 줄이고 모으는 게 아니다. 지출은 적절히 줄이면서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고, 자산은 확실하게 불려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시원찮은 수입'을 탓하는 일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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