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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어려운 韓외교환경, 전략가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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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외교관 생활 마무리 앞둔 조태열 駐유엔 대사

SNS가 사회분열의 주범 될수도

한일문제는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큰 그림 그릴수 있는 추진력 필요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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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사회를 묶는 힘이 될 수 있지만 때로는 사회를 분열시키는 ‘디바이딩 포스(dividing force)’가 돼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귀임을 하루 앞둔 조태열(사진) 주유엔 한국대표부 대사는 1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외적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이 외교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통합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앞으로 외교환경은 나빠지고 어려워지면 어려워졌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환경은 바뀌지 않는 만큼 현실적 제약 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단기적인 주장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추진력과 정치력이 있는 전략가가 나라를 끌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979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조 대사는 연말께 4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한다. 그는 수십 년간 외교 무대에서 활동한 경험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동맹을 기반으로 중국과의 관계 설정과 북한 비핵화, 일본과의 관계개선 같은 난제를 풀어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의 지정학적 상황들을 고려해볼 때 어떤 것이 국익에 맞고 어떻게 위치 설정을 해야 하는지 치열한 고민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조 대사는 “외교 안보는 국론이 통일돼야 한다”면서 “현재는 분열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걱정이 큰데, 무엇보다 온라인과 SNS가 사회를 분열시키는 힘으로 작용해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모든 국민이 외교의 중요성을 알게 된 적이 없다”며 “우리의 국력에 맞는 외교 조직 구축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방일로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는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 북핵 문제보다 더 큰 지뢰밭이 한일 관계”라며 “두 나라는 한 번에 무 자르듯이 할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지훈 시인의 아들이기도 한 조 대사는 “세상에, 또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기 위해 살아왔고 아버지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살아왔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유엔대사로 있으면서 평화구축위원회(PBC)와 유엔개발계획(UNDP) 의장직을 수행한 것이 큰 영광이자 특권이었다”며 “퇴임 후에는 당분간 푹 쉬고 싶은데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는 좀 다른 삶을 맛보며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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