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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일본어 유창한 이낙연…24일 아베 면담, 23일에도 환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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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분 단위로 움직이는 빽빽한 스케줄

의인 이수현 추모비 방문, 일본 젊은이와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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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만난 이낙연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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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도쿄 총리관저에서 면담한다고 총리실이 18일 밝혔다. 아베 총리와 ‘약식 회담’ 전망도 나왔지만 면담 형식으로 정리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경축사절 한국 정부 대표로 방문해 아베 총리를 만나는 만큼 회담을 갖는 건 적절치 않다”며 “타국과 동등하게 10~15분 내외의 면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4일 오전에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외양은 경축사절 대표지만 이 총리의 이번 방일은 한·일 관계의 변곡점 마련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런 만큼 22~24일 이 총리의 2박 3일 일정은 일본 정·재계 주요 인사들과 회동, 일본 국민들과 소통하는 스케줄로 촘촘하게 짜였다.

이 총리는 22일 오전 일본에 도착해 오후 1시 도쿄 왕궁(황거)에서 거행되는 일왕 즉위식에 남관표 주일 대사와 참석한다. 즉위식에는 각국 대표 한 두 명만 입장하며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즉위식은 30분 간 거행되는데, 아베 총리의 축사와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화답이 진행된다고 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내외빈만 2500여 명이 참석해, 즉위식에서 이 총리가 아베 총리와 따로 대화를 나눌 시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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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德仁)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기 지난 5월 4일 왕궁(황거)에서 일반 국민들의 축하를 받는 자리(일반참하·一般參賀)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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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는 일왕 즉위식이 끝난 뒤엔 2001년 전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다 숨진 의인 고(故) 이수현씨를 기리기 위해 사고 현장인 도쿄 신주쿠(新宿) 신오쿠보(新大久保) 지하철역을 방문한다. 이 역에는 이씨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비가 있다.

이씨는 고려대 무역학과를 휴학한 뒤 도쿄에서 공부하던 유학생이었다. 당시 신오쿠보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중 선로로 추락한 일본인 취객을 발견, 몸을 던졌지만 전동차에 치여 26세의 나이로 숨졌다. 그는 한·일 우호의 상징 인물이다.

방일 둘째 날인 23일, 이 총리는 짧게는 20분 단위로 움직이며 총 8개의 일정을 소화한다. 오전 7시30분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등과 조찬을 시작으로,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 등을 만난다. 모리 전 총리는 이 총리의 별명을 부를만큼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모리 전 총리는 현재 도쿄올림픽 경기대회조직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어 이 총리가 내년 8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저녁에는 아베 총리 내외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유창한 일본어를 하는 이 총리가 아베 총리와 환담을 나눌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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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일본 순방 일정.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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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인 24일 이 총리는 오전 10시 전후로 아베 총리와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수도 있다. 이 총리는 이어 2015년부터 인연을 맺어온 쓰치야 시나코(土屋品子) 중의원 의원과도 회동한다. 중의원 7선 의원인 쓰치야 의원은 2015년 전남을 방문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양국 우호협력을 기원하며 50만 그루 분의 편백 씨앗을 도에 기증해 당시 전남도지사로 있던 이 총리와 인연을 맺었다. 또 일본 주요 경제인들과 오찬을 한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 회장인 나카니시 히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일한경제협회 회장인 사사키 미키오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 등 10여명을 만나 한일 경제 협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이 총리는 이 초청 오찬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고 저녁에 귀국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아베 총리를 포함해 일본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피력하고, 강제징용·수출규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한국 측 입장을 적극 설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에서도 반한 감정이 커지고 있는데, 일본 젊은이들과 만나 대화하는 시간도 각별히 신경 써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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