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24일 아베와 회담 "한일 관계 개선 의지 표명"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만날 예정이라고 총리실이 18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이후 양국 최고위급 인사가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다. 다만 이 총리와 아베 총리가 만나는 시간은 15∼20분 정도로 짧아, 강제징용 문제를 비롯해 한·일 간 현안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오는 24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표명할 계획이라고 총리실이 밝혔다. 이 총리는 오는 22~24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또 아베 총리와 만나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를 축하하고 레이와(令和) 시대 일본 국민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한편 최근 태풍 ‘하기비스’로 인한 일본 피해를 위로할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만남의 성격을 ‘회담’이 아닌 ‘면담’이라고 규정하고 “일왕 즉위식 축하사절단 대표로 가서 상대국 총리를 만나는 자리인 만큼 면담이라는 용어를 썼다”며 “아베 총리가 다른 사람들과도 면담하기 때문에 면담 시간은 ‘10분+알파(α)’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22일 오후 황거(皇居·고쿄)에서 열리는 일왕 즉위식과 궁정연회에 잇달아 참석한다. 즉위식에는 한국 정부에서 이 총리와 남관표 주일대사 등 2명만 참석하고, 궁정연회에는 이 총리 혼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이어 23일 저녁 아베 총리 내외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이때 두 총리가 만나 인사와 짧은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 있다. 이 만찬은 이 총리의 숙소인 도쿄 뉴오타니 호텔에서 열린다.

이 총리는 방일 기간 아베 총리 외에도 일본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폭넓게 만나며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23일 일한의원연맹 관계자,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일본 정계 원로들과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이 총리는 특히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를 만나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22일에는 도쿄 신주쿠 신오쿠보 지하철역을 방문해 고 이수현 의인 추모비에 헌화할 예정이다. 고 이수현 의인은 2001년 신오쿠보역 선로로 추락한 일본인 승객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또 24일에는 한국에 여러 차례 편백 씨앗 다수를 기증한 바 있는 쓰치야 시나코(土屋品子) 일본 중의원 의원과 면담할 예정이다. 쓰치야 의원은 1966년 한국에 삼나무 90만 그루 분의 씨앗을 보내준 일본 참의원 의장 출신 고(故) 쓰치야 요시히코 씨의 차녀다. 그 밖에도 이 총리는 주요 경제인 초청 오찬, 동포대표 초청 간담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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